최근 1년 이내 의료기록을 잘못 알린 보험 가입자라도 보험사가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보험청약서 문항이 모호한 경우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삼성화재해상보험 가입자 유족 A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판결로 A씨는 계약 해지로 받지 못했던 보험금 1억 원을 받게 됐다.
보험사와 가입자의 분쟁은 약관의 해석을 놓고 다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법에 따르면 약관에서 '계약전 알릴 사항'으로 정한 중요 부분을 속일 경우 계약해지 대상이 된다. 이 사건은 '최근 1년 이내에 의사로부터 추가검사(재검사)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 부분에서 문제가 됐다.
보험사는 'A씨의 남편이 보험청약 3개월 전 천식 증세로 추가검사를 받고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에 대해 '응급실에 이어 호흡기 내과에서 흉부엑스레이(X-ray) 촬영을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추가검사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응급실에서 받을 수 있는 검진에 한계가 있어 촬영을 다시한 것 뿐이라는 주장이다.
1, 2심 판결은 엇갈렸다. 1심은 해당 보험상품에서 질병 보장관련 보험료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질병 보유 여부'는 보험계약 체결의 중요한 사항이라며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약관이 모호할 때는 보험가입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문제가 된 항목의 해석이 두갈래인데, 보험설계사가 이 부분을 설명하진 않았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하라는게 2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A씨의 남편은 2012년 5월 사망보험을 체결한 뒤 그 해 9월 알레르기성 천식 등으로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가 사망했다. 사망 당시 A씨의 남편은 38세였다. A씨는 "남편이 보험기간 중 만 70세 이전에 질병으로 사망했으므로 보험금 1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며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계약상 '중요한 사항'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 그러자 A씨는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