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트럼프, 미국 기업유치전 격화…월마트, 보란 듯이 멕시코에 13억달러 투자

입력 2016-12-0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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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의 공장 이전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멕시코 정부와의 갈등이 격화할 조짐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해외에 투자하려는 자국 기업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유통 공룡 월마트가 보란 듯이 멕시코에 13억 달러(약 1조5120억 원)를 투자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엔리케 오스탈레 월마트 중남미 담당 최고경영자(CEO) 등 월마트 중역들이 배석한 가운데 이같이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니에토 대통령이 대통령궁에서 기업 중역들을 모아놓고 투자 유치를 직접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트럼프의 강경한 대멕시코 정책을 의식, 멕시코 역시 강수를 든 것으로 보인다. 길에르메 로우레이로 월마트 멕시코 담당 이사는 “이번 투자 계획은 1만 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마트의 이같은 발표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이루어져 더욱 주목된다. 트럼프 차기 대통령은 당선 전후, 미국 내 일자리 보호를 위해 기업들의 해외 투자에 부정적인 입장을 계속 강조해왔다. 그러면서 취임 첫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또는 폐기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고, 취임 100일 안에 공장 해외이전 기업에 징벌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밖으로 공장과 일자리를 옮기는 기업에 35%의 고율 관세를 물리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얼마 전에는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 기계부품 제조업체 렉스노드, 포드자동차 등 기업들의 공장 외국 이전 계획에 제동을 걸었는데, 결국 캐리어는 트럼프의 협박에 못이겨 멕시코 이전 계획을 철회했다.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캐리어는 트럼프로부터 향후 10년간 총 700만 달러 규모의 세금 감면 혜택을 약속받았다.

니에토 대통령은 “멕시코에서의 소비 지출 증가세는 월마트와 같은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사업규제를 표준화하고 간소화할 방침”이라고 적극 홍보했다. 이어 “멕시코 가계의 수요가 늘고 실질구매력이 회복되고 있다”면서 “외국 기업들이 멕시코의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과 확충을 계획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로우레이로 월마트 이사도 “멕시코는 기회가 풍부한 나라”라고 거들었다.

월마트는 이미 멕시코에서 2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는 현지 기업으로서는 최대 규모다. 월마트는 또한 멕시코에서 23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1000개 이상을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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