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D-1… 시장은 은근히 가결에 기대

입력 2016-12-0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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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해소 긍정적 영향… 부결땐 정치·경제 불안 가중… 소비절벽·투자자 이탈 전망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가 받게 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지난 2004년 국회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자 코스피지수는 장중 5.5% 급락하며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충격을 받았다. 사이드카란 선물 가격이 급등락할 경우 현물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현물 프로그램 매매 체결을 지연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이슈를 ‘노무현 탄핵’ 사례와 정반대로 해석하고 있다. 탄핵안이 가결되는 것보다 부결되는 상황이 오히려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 상황 사실상 국정공백… 가결시 불확실성 해소 = 전문가들은 대체로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증시가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으로서는 한 달 넘게 지속돼 온 정치적 불확실성을 털어버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정치 변수들이 주식을 크게 좌우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면서 “이미 시장이 가결 쪽으로 공감대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예정된 정치 일정이 전개되는 것이라면 부정적인 요인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당일에는 증시에 단기적인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지만 결국 중장기적으로 별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만약 지수가 떨어진다면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탄핵안 가결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조심스럽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던 지난달 29일 시장 움직임을 탄핵안 가결에 대한 하나의 힌트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발표가 이뤄진 오후 2시 30분을 기점으로 시장이 강하지는 않았지만 상승 움직임을 보였다”면서 “당시 박 대통령의 ‘내려 놓겠다’는 메시지에 반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결시 정치 소용돌이… 소비절벽 가능성도 = 반대로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증시가 받게 될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탄핵안 부결시 주식시장뿐 아니라 국내 경제 전체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때는 국민의 65.2%가 탄핵에 반대하던 상황이었고 지금은 탄핵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70% 이상”이라며 “세월호 사고 당시에도 국민적 박탈감이 소비절벽으로 연결된 적이 있다. 만약 탄핵안이 부결된다면 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시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 연구원도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면서 “탄핵안이 가결되는 경우보다 부결되는 경우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시장에 가장 중요한 수급 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신흥국에 투자할 때 정치적 이벤트에 매우 예민한 편”이라며 “정치적 피로감이 누적돼 있기 때문에 변곡점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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