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실증·혼공족·카공족’··· 국정농단ㆍ황혼육아 등 사회적 이슈 신조어 눈길

입력 2016-12-0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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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 실업률, 경제난으로 인한 황혼육아 증가, 최근 국정농단 사태까지 올 한해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이 교육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며 각종 신조어들이 생겨났다.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은 2016년 교육업계 신조어들을 모아 8일 발표했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인해 나타난 집단 우울증세, ‘순실증’ 앓는 학생들 = 최근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보편적인 신념과 가치가 붕괴되며 허탈감과 분노, 상실감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가고 있다. 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학업에 증진하는 학생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국정농단 사태 직후 수능을 바로 앞뒀던 수험생들이 노력·성실 등의 가치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고 희망과 대안을 찾지 못해 절망과 우울함에 빠지는 ‘순실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이대 부정입학 사태’로 인해 허무함과 분노를 느끼며 대통령 대국민 담화 일부 내용을 패러디 한 “내가 이러려고 공부 했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라는 말이 유행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이는 부정입학에 대한 기사의 댓글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황혼육아’로 ‘손자병’ 앓는 ‘할빠’, ‘할마’들 =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조부모가 육아와 교육을 맡는 이른바 ‘황혼육아’가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이와 관련한 신조어도 크게 늘었다.

육아를 전담하는 할아버지 또는 할머니를 일컫는 말인 ‘할빠(할아버지+아빠)’, ‘할마(할머니+엄마)’가 대표적인 예다. 이 중에서도 경제적으로 여유 있고(Financial), 육아를 즐기며(Enjoy), 활동적이면서도(Energetic), 자녀에게 헌신적인(Devoted) 50~70대 할빠, 할마들을 영어 스펠링의 첫 글자를 조합해 ‘피딩족’이라 부른다. ‘피딩족’의 유의어로 손주를 위해 고가 의류나 장난감 등을 구입하는 걸 마다하지 않는 구매력 높은 할빠, 할마들이 소비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르며 한류가 아닌 ‘할류 열풍’이란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또한 예전에는 자녀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며 자녀를 과잉보호 하는 엄마인 ‘헬리콥터맘’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맞벌이로 바쁜 자식 내외를 대신해 손주의 ‘매니저’를 자청하며 손주의 육아, 건강, 교육, 패션까지 챙기는 ‘트렌디’한 조부모를 지칭하는 말로 ‘헬리콥터 그랜파·그랜마’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경제력과 상관없이 ‘황혼육아’는 쉬운 일이 아니다. 육체 노동이 심하다 보니 허리나 팔다리가 아픈 것은 물론 우울증이 생기는 '손주병'을 앓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 ‘공부도 나 혼자 하는 게 좋아!’···‘혼공족’, ‘카공족’, ‘혼독족’ 인기 = 올해를 대표하는 사회·문화 키워드 중 하나로 ‘나 혼자’ 열풍을 빼놓을 수 없다. 1인 가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새로운 소비문화의 주체로 식사, 여가 활동 등을 혼자 하는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먹기)’, ‘혼영(혼자 영화보기)’과 같은 ‘나 혼자’ 라이프 트렌드가 주목 받고 있다. 이는 교육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혼공족’들을 양산해냈다.

‘혼공족’은 말 그대로 ‘혼자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기존에도 학교, 학원, 도서관 등에서 혼자 공부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최근 ‘혼공족’들은 사람이 많은 곳일지라도 내가 원하면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다는 사고를 지녔고, 이런 ‘혼공족’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바로 카페다. ‘혼공족’들은 카페에서 공부, 취업 준비를 하며 ‘카공족’이 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서점, 북카페 등에서 혼자 독서 삼매경에 빠지는 사람을 일컫는 ‘혼독족’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 “여전히 높은 취업 장벽” vs “취업 했어도 힘든 사회” = 날로 높아져만 가는 취업난 속에 관련 신조어들은 매년 끊이지 않고 새롭게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열정페이’ 관행으로 인해 인턴과 연관된 신조어들이 많은데, 정규직 전환으로 알고 인턴을 시작했지만 근무 후에 정직원으로 채용되지 못하는 인턴을 가리켜 '티슈처럼 쓰고 버려진다'는 의미로 ‘티슈인턴’이라고 부른다. 또한 앞길이 창창한 ‘금수저’처럼 빽이 없으면 갈 수 없을 정도로 양질의 알짜인턴을 일컫는 ‘금턴’이란 말도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취업이 힘든 상황이다 보니 공채 시즌을 앞두고 취업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심리적 불안감을 반영한 ‘취업난포비아’란 말도 등장했다. 비슷하게 취업준비 시 자기소개서가 중요하고 여러 회사에 지원하다 보니 자기소개서 작성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는 ‘자소서포비아’란 신조어도 생겨났다.

반면 취업을 했지만 여전히 힘든 2030세대도 있다.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캥거루족’도 여전히 많지만, 취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신(新)캥거루족’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 비슷한 말로 ‘돌아가다(return)’와 ‘캥거루족’의 합성어인 ‘리터루족’은 결혼 후 새 가정을 꾸려 독립했다가 전세난과 육아 문제 등으로 부모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을 가리키는데 어렵게 취업의 장벽을 넘었지만 경제난으로 허덕이는 2030 세대들의 슬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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