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회원국·비회원국, 15년 만에 원유 감산 동참 합의

입력 2016-12-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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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11개 비회원국이 10일(현지시간) 열린 각료회의에서 15년 만에 협조 감산에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비회원국은 하루 총 60만 배럴 정도를 감산할 방침으로 OPEC과 함께 세계 생산의 2%를 줄임으로써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 해소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OPEC과 비회원국의 협조 감산은 9.11 테러로 원유 수요가 침체한 2001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번 회의의 공동 의장을 맡은 러시아의 알렉산더 노박 에너지 장관은 “이번 합의는 열려져 있었다. 시장 안정을 위해 다른 산유국도 참여했다”며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산유국에도 감산 동참을 호소했다.

OPEC 비회원국 측에서는 러시아가 감산 합의를 주도했다. 러시아는 11~12월 생산량을 기준으로 2017년 상반기에 하루 30만 배럴 감산한다. 멕시코는 10만 배럴 감산하고, 오만과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등도 생산량을 줄인다. 이로써 비회원 11개국은 당초 전체 목표인 하루 60만 배럴에 약간 못미치는 55만8000배럴을 감산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비회원국의 생산량을 합하면 2015년 시점 하루 1800만 배럴이 넘는다. OPEC과 함께 세계 생산의 6% 정도를 차지하는 산유국이 감산에 협력한다. 이미 OPEC은 11월말 총회에서 하루 12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총 180만 배럴의 감산은 세계 생산의 2% 정도에 해당한다.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은 이번 합의에 따라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감산을 실시한다. OPEC은 회원국 전체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3250만 배럴로 감소한다. 또한 감산 실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알제리, 쿠웨이트, 베네수엘라 뿐만 아니라 비회원국인 러시아와 오만 등 5개국으로 구성된 감독위원회를 설치한다.

원유 시장은 OPEC의 감산 합의 이후 상승에 탄력을 받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한때 배럴당 55달러 대로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OPEC과 비회원국은 이번 합의를 계기로 협조 체제를 구축해 유가 상승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OPEC 회원국과 러시아는 관계 강화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최대 국영석유회사 로즈네프트는 7일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과 스위스 자원업체 글렌코어에 주식의 20% 정도를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OPEC 회원국이 러시아에 투자하는 전례가 드문데, 유가 상승이 투자를 촉진하는 모습이다. 사우디아라비아도 국영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감산의 실효성에는 한계도 있다. 미국 에너지 정보회사 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OPEC의 11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3386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고조되는 정치적 불안 등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감산 적용에서 제외된 나이지리아와 리비아에선 생산 회복 조짐도 나오고 있다. 이런 식으로 산유량이 늘어나면 OPEC의 감산에도 불투명감이 강해져, 비회원국의 불만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또한 비회원국에 의한 감산 일부는 유전의 노후화에 따른 자연 감소 등이 포함돼 있는 만큼 시장이 감산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갖게 되면 유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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