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트럼프 취임 앞두고 이란에 여객기 80대 납품 계약 완료

입력 2016-12-1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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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영항공사인 이란항공이 미국 보잉의 민항기 80대를 구매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계약 규모는 166억 달러(약 19조4000억 원)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루어진 이란과 미국 기업의 거래 중 가장 큰 규모다. 보잉은 앞으로 10년간 여객기 80대를 이란항공에 인도하게 된다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인도되는 기종은 보잉 700-300ER 장거리 항공기 15대와 777X 장거리 항공기 15대, 737 Max 단일 제트기 40대 등이다.

미국은 1996년 이란·리비아제재법(ILSA·다마토법)으로 이란과 민항기와 부품 거래를 막았다. 다마토법은 이란과 리비아의 에너지산업에 연간 4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 국적을 불문하고 미 정부가 제재를 가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다마토법이란 명칭은 공화당 상원의원인 다마토 의원의 발의로 1996년 8월에 제정 발효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 올해 1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를 해제했고, 지난 9월 미국 재무부는 보잉이 이란과 거래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제재가 풀리긴 했으나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이란과 거래 시 재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이란은 민항기 250대 중 88대가 노후화해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란은 제재 해제와 함께 낡은 민항기를 교체하기 위해 앞으로 10년간 400∼500대를 주문한다는 계획이다. 이란항공은 보잉의 경쟁사인 유럽 에어버스와도 계약 최종 단계에 있다. 이란항공은 지난 1월 에어버스와 여객기 118대, 250억 달러어치를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이번 계약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을 코앞에 두고 성사돼 관심을 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를 “미국이 한 최악의 협상”이라고 비난할 정도로 대이란 경제 제재 해제에 부정적이었다. 다만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트위터에 “이란은 미국이 핵협상으로 준 1500억 달러로 에어버스 비행기 114대를 사는데 미국은 아무것도 못 팔고 있다”고 불평했다. 이는 트럼프가 외교적 적대 감정과 무관하게 이란과 거래를 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또한 보잉이 이번 거래로 미국 항공산업 분야에서 약 1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리라 전망했기 때문에 트럼프의 보호주의 기조에도 들어맞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보잉이 만드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구매 계약을 돌연 취소했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자 보잉 임원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관계자들과 접촉해 전용기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제안하며 납작 엎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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