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응답하라 ‘전경련’

입력 2016-12-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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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영 산업1부 기자

“회원사 명단은 공개할 수 없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전경련 회원사 명단을 요청하자 돌아온 답변이었다. 물론 삼성 등 주요 회원사들의 잇따른 탈퇴로 존폐 기로에 서 있는 전경련으로서는 예민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인터넷 검색 포털 사이트를 통해 단, 몇 분이면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을 특별한 이유 없이 거부한 전경련의 태도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전경련의 현 사태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가 이 같은 ‘비밀주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한결같은 모습의 전경련 행보는 암담하기까지 하다.

전경련은 사단법인의 헌법에 해당하는 정관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회비와 임대수익 등 9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과 사용처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이 같은 회계의 불투명성은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불법 자금 지원 등을 가능케 했다.

현재 전경련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1984~1987년 일해재단 설립 모금 주도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지원 △1997·2002년 불법 대선 자금 조성 등 전경련이 존폐 논란에 시달려 왔던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과 이로 인해 촉발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등,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전경련은 아직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사과는커녕 어느 누구 책임지는 사람마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이승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이 전경련 쇄신안 마련을 위한 긴급회의를 주재했다고 한다. 이번 사태의 주역 중 하나로 전경련을 해체 위기까지 내몬 이 부회장이 전경련의 쇄신안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변화를 위해서는 통렬한 자기반성이 먼저다. 과거에도 수차례 ‘정경유착’ 주범으로 몰려 위기를 맞았던 전경련이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그리고 그 선택은 전경련의 존폐 여부로 직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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