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5조 원대 회계사기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고재호(61) 전 대우조선 해양 사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유남근 부장판사)의 심리로 12일 열린 고 전 사장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구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 씨에게는 징역 5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이 경영목표에 맞는 실적을 내기 위해 적자를 흑자로 바꾸는 분식을 자행했다”며 “이는 단일기업 최대 규모 분식”이라고 지적했다. 고 전 사장의 잘못된 경영판단으로 세계 최고 조선소가 폐업위기에 처하고, 수많은 실업자를 양산하는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이 폐업 위기 상황에 가장 큰 책임이 있음에도 부하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반성을 전혀 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구형 배경을 밝혔다.
검찰은 또 분식회계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 CFO 김 씨에게는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점을 고려해 양형을 구형했다.
고 전 사장은 2012~2014년 해양플랜트ㆍ선박 사업 등에서 예정원가를 축소하거나 매출액을 과대 계상하는 방식으로 순 자산 기준 5조7059억 원대 회계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고 전 사장은 2013~2015년 회계사기로 얻은 신용등급을 이용해 약 21조 원 상당의 사기 대출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