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존 키 전 총리의 후임으로 빌 잉글리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취임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잉글리시 신임 총리는 키 총리 재임 시절 8년간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역임해 ‘경제통’으로 손꼽힌다. 뉴질랜드 집권 국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압도적인 지지 속에 잉글리시 부총리를 당대표 겸 신임 총리로 선출했다. 이미 지난주 경선 후보였던 조너선 콜먼 보건장관과 주디스 콜린스 법무장관이 사퇴했기 때문에 잉글리시의 승리는 예상된 결과였다. 폴라 베넷 사회주택장관이 부총리 겸 당 부대표로 뽑혔다.
잉글리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성장을 지원하고 성장 혜택이 골고루 분배될 수 있도록 하는 정부를 만들 것”이라며 “전임자인 존 키가 무역과 투자, 이민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 국제사회에서 뉴질랜드의 평판을 높인 것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잉글리시는 1990년 29세의 나이에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했다. 연달아 9선에 당선되면서 보건과 교육, 규제개혁, 세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장관직을 역임했다. 그는 2001년 당시 제1야당이던 국민당 대표에 올랐으나 그다음 해 총선에서 국민당이 사상 최악의 참패를 기록하면서 2003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존 키 전 총리가 2008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정권을 잡으면서 제2인자로 권토중래에 성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적자에 허덕이던 정부 재정을 흑자로 돌려놓은 것이 가장 큰 공로로 꼽히고 있다. 키 전 총리도 지난주 사임을 전격 발표하면서 잉글리시가 자신의 뒤를 잇기를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