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 유럽 3대 MBA에 ‘정치 리스크’ 극복 방안 배웠다

입력 2016-12-12 17:43 수정 2016-12-1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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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유럽 3대 경영대학원 중 하나인 스페인 ‘이에세(IESE)’로부터 정치 리스크 극복 방안을 배웠다.

LG그룹에 따르면, 12일 IESE 경영대학원 패디 밀러<사진> 교수가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를 방문, LG경제연구원 관계자를 대상으로 강연했다.

이날 밀러 교수는 다양한 해외 사례를 들어 조직 관리와 기업 및 인사 혁신에 대한 심도 있는 강연을 진행했다. 밀러 교수는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이 얘기한 ‘타당함의 착시(illusion of validity)’를 언급하며 “지금까지 기업들이 해 오던 채용의 관습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타당함의 착시란 일관적인 결과가 나오면 정확하고 더 나아가 타당해 믿을 만하다는 오류를 의미한다. 같은 대답을 한다고 꼭 믿을 만한 건 아니라는 얘기다. 밀러 교수는 “이스라엘 군대의 경우도, 승진이나 진급을 시킬 때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면서 “결국 일반적으로 잘 안 하는 방식 속에 혁신이 숨어 있다”고 조언했다.

밀러 교수는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LBS), 프랑스 인시아드(INSEAD)와 함께 유럽 3대 경영대학원으로 꼽히는 스페인 IESE 경영대학원에서 조직 관리와 기업혁신 강의를 맡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 명품업체 불가리,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와 가정용품 전문기업 헹켈, 영국 보험사 스탠더드생명 등 유럽 업체들을 대상으로 기업 혁신을 강연하며,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재계는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식물 정부와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 사정과 스페인 현지 사정이 비슷하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해 말부터 두 차례 총선을 치르고도 정부가 구성되지 못해 약 10개월간 ‘무정부’ 상태에 놓인 바 있다. 그럼에도 스페인 경제는 유로존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안정된 정부가 선결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셈이다. 밀러 교수는 미국 온라인 쇼핑 스타트업 ‘자포스’ 사례도 이날 강연에서 언급했다. 자포스는 혁신적인 문화를 되찾겠다며 관리자를 없앤 것으로 유명하다.

LG경제연구원은 패디 밀러 교수로부터 최근 국내 정치와 경제 상황에 대한 조언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재계가 최순실 게이트로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정치 리스크’ 극복 방안에 대한 해답도 얻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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