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바이오' 문 두드리는 반도체업계 "랩온어칩 등 신시장 도전"

입력 2016-12-13 09:49 수정 2017-03-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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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트레인·넥스트칩 등 도전.."안정성은 장점·규제는 리스크"

국내 반도체기업, 전문가들의 바이오산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극심한 경쟁과 불황으로 성장절벽에 부딪힌 반도체업계를 떠나 신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다. 특히 바이오에 반도체를 융복합한 랩온어칩(Lab-on-a-chip) 등이 미래기술로 주목받으면서 이들에게 기회가 열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기업들이 바이오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거나, 바이오기업을 인수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분야 전문가들이 체외진단, 현장진단 등 반도체 기술과 융복합이 가능한 기업으로의 이직도 활발할다.

반도체 팹리스(Fabless) 기업인 넥스트칩은 이날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바이오버드의 지분 79%를 인수하고 바이오산업에 진출을 선언했다.

바이오버드는 2000년에 심혈관 예방, 진단,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으로 2004년 심혈관 진단키트(혈액에서 심혈관질환 지표의 일종인 D-dimer 검출)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넥스트칩은 반도체기술과 진단키트사업의 연계를 통해 진단센서, 바이오센서를 통한 심혈관질환 진단키트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김경수 대표는 “반도체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 사업분야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었다”며 “바이오버드 인수를 계기로 장기적으로는 바이오 기술과 반도체 기술이 접목될 수 있는 진단센서, 바이오센서, 바이오 디바이스 분야 진출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Lap on the chip(출처 : www.uv.es)
▲Lap on the chip(출처 : www.uv.es)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옵토레인은 반도체전문가인 이도영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이 대표는 2002년 디지털카메라 이미지센서 전문업체 실리콘화일을 창업해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후 SK하이닉스에 회사를 매각하고 바이오산업에 뛰어들었다.

옵토레인은 촉망받는 랩온어칩(Lab-on-a-chip)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랩온어칩은 손톱만 한 작은 칩 위에 질병 진단에 필요한 여러 분석장비를 넣은 것으로 바이오뿐 아니라 반도체 기술이 융복합이 필수적이다.

옵토레인은 환자 개인별 유전학적 특성 또는 체내 대사 과정의 개인적 차이를 고려해 약물의 처방 용량을 달리하는 약물 대사유전체 기반의 개인 맞춤 의료용 나노 반도체 복합센서 칩 등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도영 대표는 "실리콘화일 시절부터 바이오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했던 것이 창업까지 이어졌다"면서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랩온어칩'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내년에는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회사인 케이맥도 면역·분자진단기기, 현장검사, 바이오칩 등의 신사업에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를 개발하는 노하우를 진단기기 개발에 적용하면서 진단기기 제조 역량을 갖춘 기업"이라면서 "최근 바이오사업을 재정비하면서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도체산업은 통상 3~4년을 주기로 호황기와 불황기가 이어지는 사이클(cycle)이 반복되고 있으며 제품 수명도 매우 짧아 반도체기업들은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이 반도체산업에 뛰어들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 진입에만 성공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일뿐더러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산업에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이도영 대표는 "바이오산업은 독특해서 원천기술을 확보하면 경쟁자가 쉽게 나올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이 매력적인 부분"이라면서 "반도체 사업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성이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전문가들이 바이오기업에 이직하는 사례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면서 "다만 이들의 기술은 굉장히 뛰어나지만 바이오산업이 레귤레이션(규제) 산업이라는 본질을 인식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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