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IPO 결산] 대어 펄떡였지만… 꽁꽁 언 공모주 시장 녹이기엔 역부족

입력 2016-12-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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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PO업체 70%가 공모가 하회…상장 실적도 ‘뚝’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권시장에 상장한 회사 중 70% 이상의 최근일 주가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은 상장 실적도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꺾였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업체는 스팩(SPAC) 상장을 비롯해 총 82곳이다. 코스피 시장이 17곳, 코스닥 시장이 65곳이다. 이 중 11곳이 스팩 상장을 통해 증시에 진입했다.

이들 기업의 지난 9일 종가와 공모가를 비교해 보면 23개(전체의 28%) 기업만 공모가보다 높다. 나머지 59개(71.2%) 기업의 최근 주가는 공모가에 미치지 못했다. 공모가 대비 등락률 평균은 -4.59% 수준이었다.

공모가 대비 주가 실적이 가장 저조한 기업은 바이오리더스였다. 지난 7월 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바이오리더스의 공모가는 1만6150원이지만 이달 9일 종가는 5720원에 불과했다. 바이오리더스 상장 일주일 후 코스닥시장에 진입한 장원테크 역시 공모가는 1만7500원이었지만 최근 종가는 8270원으로 두 기업 모두 60%대 손실을 내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지난 7월 29일 상장한 두올이 8500원대 공모가를 지키지 못하고 최근 45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동제약 역시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일동홀딩스와 제약으로 지난 8월 분할상장한 후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최근 주가는 1만6450원으로 공모가 2만8700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지난 5월 분할 재상장한 원익IPS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2배 이상 오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주회사로 개편 후 원익IPS가 지난 9월 테라세미콘을 흡수합병하는 등 호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해외 기업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10월 나란히 상장한 잉글우드랩과 골든센츄리는 공모가 대비 주가가 각각 99.17%, 87.14% 올랐다.

코스피시장에서는 해태제과식품과 두산밥캣이 그나마 체면을 지켰다. 두 회사 모두 공모가 대비 최근 주가가 20% 오른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초 IPO 목표치로 코스피 25개사, 코스닥 140개사를 제시했다. 그러나 올해가 20일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코스닥 상장 목표치는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황이다.

IPO회사들의 공모 규모는 6조 원을 넘겼지만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 등 대어들의 영향이 컸다.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올해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자금조달 계획을 미루거나 철회했다.

자금조달 기업이 줄면서 연말 상장 막차를 탄 기업은 반사 이익을 누렸다. 이날(13일)까지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는 퓨전데이타는 지난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345.36대1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 희망 밴드 상단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퓨전데이타는 오는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이외에도 이엘피, 유바이오로직스, 아스타, 피씨엘 등이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연내 마지막 코스피 상장 매물로 예상되던 ABC마트코리아는 내년 초로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경제와 정치적 불확실성 심화로 자금조달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내년 IPO 시장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분위기를 반전시켜 줄 빅딜 등 이벤트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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