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IPO 결산] IPO시장은 국내 자본시장의 여전한 '마중물'

입력 2016-12-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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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IR큐더스 매니저

2016년 12월 12일 기준 신규상장 누적 공모금액은 약 6조 4000억 원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삼성생명 상장으로 세운 공모규모 10조 원 돌파 이후 첫 5조 원을 넘어선 수치다.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규모는 2012년 1조 원 규모로 바닥을 친 뒤 지속적으로 우상향했다. 지난 2년간 4조 원대에 머물다 올해 처음으로 6조 5000억 원 돌파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국내 IPO시장은 공모 규모로 볼 때 2012년 이후 가장 돋보이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외형적 측면이 아닌 질적 측면을 들여다 보면 여전히 개선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지난해와 비슷한 ‘연말 IPO 쏠림 현상’의 반복이다. 12일 현재 기준 신규상장기업 66개사 중 상반기에 상장한 기업은 20개사에 그쳤다. 나머지는 하반기에 상장했다. 특히, 올해는 미국 대선 충격여파와 국내 국정불안이 연말 증시 침체로 이어진 가운데 공모기업 쏠림현상을 가속화했다.

10월과 11월에만 22개사가 공모를 진행시켰다. 상반기 6개월동안 해소된 물량을 하반기 2개월간 모두 성사(?)시키는 기염을 토한 셈이다.

이러다 보니 10월 특정시기에만 공모기업 10여개사 한꺼번에 몰려 수요예측 및 청약일정이 겹쳤다. 또 동종업계 상장으로 기업의 적정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 결국 상장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했다.

이는 연초부터 한국거래소가 연말 쏠림현상을 막기 위한 공모시점 분산, 공모대어 조기견인 등 상장예정기업과의 일정조율을 강조한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무색한 결과다. 그나마 올해는 지난해 10개 이상 기업이 하반기 상장철회를 결정한 것과 달리 절반에 그쳤다는 게 위안거리일 수 있겠다.

올해도 이제 20여일 남짓 남겨 둔 상태다. 대통령 탄핵이 가결됐다지만 정국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연말까지 상장을 앞둔 공모기업도 있다. 연말 IPO기업의 ‘악전고투’가 현재진행형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내년에는 호텔롯데를 제외한 대형 빅딜이 많지 않다. 내년 상반기 치뤄질 대선까지 감안하면, 내년 IPO시장 역시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반면, IPO 시장은 국내 자본시장을 견인하는 마중물이라는 인식이 우세한 만큼 호전될 여지도 크다. 롯데그룹의 순조로운 IPO와 기술경쟁력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는 테슬라 요건 신설 등 상장 주관사 입장에선 또 다른 상장옵션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돼 있다.

대외변수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내실강화도 필요해 보인다. 즉, 불확실성을 이기는 펀드멘탈과 경쟁우위를 지닌 준비된 기업이 제대로 IPO를 치를 수 있도록 IPO환경과 제도개선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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