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단비’에 숨통 트인 조선업계

입력 2016-12-13 10:22 수정 2016-12-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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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억 규모 쿠웨이트 유조선 등 해양플랜트 발주 재개… 인도 지연 문제 해결 기대감도

극심한 수주 가뭄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 ‘유가 단비’가 내리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자 신규 입찰은 물론, 그동안 연기·중단됐던 해양플랜트 발주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오는 20일 결정되는 쿠웨이트 오일 탱커 코퍼레이션이 발주를 따내기 위해 사전 자격 심사를 준비 중이다. 이번 발주 물량은 △30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VLCC) △5만 톤급 소형 유조선(MR탱커) △8만2000㎥급 초대형 LPG운반선(VLGC) 등이다. 돈으로 따지면 약 5000억 원에 달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에너지 업체들이 보유한 일부 유전의 손익분기점(BEP)은 배럴당 50달러 수준”이라며 “OPEC 감산 합의 이후 국제유가가 50달러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자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들이 신규 입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해양플랜트 입찰이 본격적으로 발주시장에 등장하려면 1~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통상 해양플랜트는 기안에서 발주까지 2~3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산유국 경기가 살아나고, 글로벌 물동량이 증가한다. 자연스레 선박 발주가 늘어나고, 해양플랜트 분야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그동안 발주처들이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며 차일피일 미뤄온 해양플랜트 인도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게 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8일 미국 셰브론과 계약한 FPSO(부유식 원유 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 1기 계약 기간을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계약 종료일은 지난달 30일이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미국 앳우드오셔닉과 계약한 드릴십 2척 인도 기간을 연기했다. 세 번째 인도 지연으로, 최초 계약 당시에는 지난해가 인도 시점이었다. 삼성중공업 역시 최근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ㆍ저장ㆍ하역설비) 인도 시점을 2018년 1월에서 2020년 7월로 변경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해양플랜트 발주가 재개되면 플랜트 건조 경험이 풍부한 한국 조선사에 주문이 몰리게 될 것”이라며 “다만 최근 구조조정 관점에서 해양분야 인력이 대거 정리되고 있어 2~3년 뒤 본격적으로 발주될 프로젝트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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