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친환경농산물로 푸드마일리지 줄이고 웰빙을

입력 2016-12-1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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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 중 하나가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이다. 먹는 것, 즉 섭식행위는 우리 삶과 직결된 생존의 필수요소다. 최근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매체도 음식과 관련한 주제를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요즘 방송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음식을 먹는 방송인 일명 ‘먹방’이다. 신문과 잡지도 음식 관련 정보를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다.

하버드대 리처드 랭업 교수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발명은 도구도, 언어도, 문명도 아닌 바로 요리”라고 했다. 많은 셰프들이 더 맛있고 새로운 요리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식도락가들은 새롭고 맛있는 요리를 찾아 지구촌 구석구석을 다니며 소개하고 있다.

맛있고 품격 높은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신선하고 품질이 우수한 농산물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을 보면 수입 농산물과 이를 가공한 식품이 많아지는 추세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2014년 식품수급표에 따르면 국민이 섭취하는 식품 열량 중 국산으로 충당되는 비율은 42%로, 2000년에 비해 10%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시장의 개방 확대와 식단의 서구화로 수입산 먹을거리가 증가하면서, 식료품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이동거리를 환산한 ‘푸드 마일리지’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 1인당 톤당 마일리지가 7085km로 프랑스(739km)의 10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푸드 마일리지가 늘어나면 농산물이나 식품 운송을 위해 석유 등 많은 에너지가 소모돼 환경오염은 물론 식품안전성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충북 괴산에서 생산된 콩 500g을 서울에서 구입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9g이지만, 미국산 콩은 468g이다. 특히 농산물과 식품의 장거리 운송 시에는 살균제와 살충·방부제 등을 사용해 변질되지 않도록 보존처리를 하기 때문에 식품안전과 신선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영국의 소비운동가 팀랭 교수가 시작한 푸드 마일리지 줄이기 운동은 세계적으로 환경보전과 자국민의 건강을 위해 확산일로에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100마일(약 161km) 안에서 생산된 농산물만 사용하자는 ‘100마일 다이어트’, 네덜란드는 ‘그린 케어팜’(Green Care Farm), 일본은 ‘지산지소’(地山地消), 이탈리아는 ‘슬로푸드’ 등이 각각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신토불이’(身土不二)와 지자체별로 확산되는 ‘로컬푸드’(Local Food)를 통해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운동을 통해 덤으로 얻는 것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사회적 거리가 줄어들어 공동체적 신뢰 관계가 회복된다는 점이다.

건강한 먹을거리인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관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농경원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1인당 친환경 농산물 공급량은 8.9kg로, 시장 규모가 1조2700억 원에 달했다. 친환경 농산물은 일반 농산물보다 비용을 더 지불할 수밖에 없지만 소비자들은 안전과 건강을 고려해 기꺼이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의 2016년 식품소비행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친환경 식품 구입 경험이 있는 가구비율도 2014∼2015년 45%에서 올해 55%로 증가했다.

웰빙을 위한 소비자들의 구매행태에 변화가 일고 있다.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고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과 소비를 확대하는 것은 지구를 보존하고 웰빙을 이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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