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정ㆍ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13일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분노한 국민이 광장에서 벌인 촛불시위에 대해 "정치권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 주최로 열린 '대통령 탄핵소추 길을 묻다' 특별강연에 참석해 정치권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국민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오게 만든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며 쓴소리 했다.
제17대 국회의장을 지낸 임 전 의장은 "12월 9일 '촛불 시민'이 일어나 헌정을 농단한 세력을 몰아낸 것이 매우 자랑스럽기는 하지만, 또 다른 입장에선 매우 부끄럽고 정치인 입장에서 안타깝고 염치없다"고 말했다.
국회의 무능함에 대해 그는 "국회는 한국 정치를 끌고 갈만한 힘이 없다. 항상 대통령이나 정부의 이차적 존재였고 부차적 존재에 불과했다"면서 "이제는 정치를 되살리는 시대가 돼야 하고 그 주체로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9대 국회의장이었던 정 전 의장은 최근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사필귀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세월호 참사를 보며 지금도 치가 떨리는 장면은 (아이들을 배에 놔두고) 선장이 뛰쳐나온 것"이었다면 "그런 선장들이 우리 사회에 한 사람만 있겠느냐. 정치권에도 무수히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일은 정치권의 책임이 무겁다"며 "그동안 정치는 민의를 수렴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에게 당파적 시각을 강요하고 공동체를 분열하는 반(反) 정치의 모습도 보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