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3차대전]‘통큰공약’ 이행여부는 미지수… 황금알은커녕 적자 우려

입력 2016-12-14 11:01 수정 2016-12-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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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때도 비용부담…사회공헌 취지 안맞아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기업들이 제각각 특색있는 사회공헌·환원 약속들을 내놓고 있으나 제대로 지켜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전과 다르게 면세업계가 출혈경쟁에 들어가고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영업실적을 내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내건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3차 면세점 선정을 앞두고 기업들은 수백억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사회공헌 계획을 발표했다. 사회공헌과 환원 등과 관련된 평가 기준이 해석 나름이기는 하나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150점) 등 최대 450점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3차 선정에 앞서 면세점 사업권을 취득한 기업들의 행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세계는 ‘명동-신세계면세점-남대문시장-남산’으로 이어지는 ‘관광 올레길’을 구축하고 특히 사회공헌에만 2020년까지 27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두산은 면세점 영업이익의 최소 10%인 5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 했고, 한화갤러리아는 2011년부터 우수 협력업체를 지원하려고 운영해온 금융지원 프로그램 동반성장상생펀드를 200억 원으로 늘렸다.

그러나 이들이 공약이 실현 가능성은 대체로 낮게 점쳐지고 있다. 애초 기대했던 것만큼 실적이 나와주지 않아서다.

지난해 심사를 거쳐 서울에 새로 들어선 면세점들은 개장 수개월이 지났지만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의 최근 실적을 보면 지난 5월 18일 문을 연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은 개장 후 9월 말까지 4개월 10일여 동안 1212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72억 원으로의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30%에 달했다. 3분기만 놓고 보더라도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993억 원, 197억 원이었다.

지난해 12월 28일 영업에 들어간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63(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은 올해 들어 9월까지 1934억 원의 매출에 305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특히 신세계 등 신규 면세점의 추가 개장으로 경쟁이 더 심해지자 한화갤러리아의 3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780억 원, 131억 원으로 더 부진했다. 또 실적 공시를 안 한 동대문 두타면세점(두산)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104억 원, 영업손실은 160억 원으로 알려졌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사회공헌 등 약속의 본질은 면세 사업을 열심히 해서 수익을 내고 그 일부를 환원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물밀듯이 몰려오던 수년 전과 달리 이제는 면세업계가 과당경쟁에 빠져 있고 관광객도 줄고 있어 수익을 내서 사회공헌 등에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3차 선정에 참여하는 일부 기업들은 이를 의식한 듯 영업실적이 악화하더라도 그룹 차원에서 비용을 부담한다고 제안했는데, 일견 돈을 주고 사업권을 따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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