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펀치] 김무성의 신당, 성공할까?

입력 2016-12-14 10:44 수정 2016-12-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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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탈당 후 신당 창당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새누리당 상황을 봐서는 그런 결심이 당연해 보인다. 예를 들어 친박과 비박 간에 오간 설전을 보면 같은 당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라고 보기 어렵다. 아니, 여야 간에도 그런 설전은 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결정을 앞두고 친박 지도부는 윤리위원으로 친박 의원들과 친박 성향의 원외인사 8명을 추가했다. 이에 대해서는 이진곤 새누리당 윤리위원장도 몰랐다고 한다. 물론 이는 당헌·당규에 정해진 당 대표와 최고위의 권한이고, 당헌·당규에 따르면 최대 15명의 윤리위원을 둘 수 있다. 그런데 박 대통령에 대한 윤리위 징계 결정을 앞둔 시점에서, 그리고 친박들이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출당시키겠다고 벼르던 시점에서 이런 충원이 이루어졌다는 데 문제가 있다. 즉, 친박이 윤리위에서 다수를 차지하면 비박들을 출당시키기도 쉬워지고, 박 대통령의 당 차원의 징계도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충원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진곤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이 전격 사퇴했다. 김무성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언제 출당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유승민 의원은 당 잔류를 선언하고 있지만, 이는 지역구를 의식한 발언일 뿐, 어쩌면 출당당하기를 바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신당 창당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 번째는 과연 몇 명이 탈당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만일 20명 이하가 탈당할 경우 신당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이 문제는 두 번째 전제조건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 전제 조건이란 바로 대선 후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반기문 총장 같은 외부 인사든, 아니면 유승민 의원처럼 내부 인사든 대선 후보가 있어야 하는데 신당이 원내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는 수준도 안 된다면 대선 후보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신당의 위세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비박은 지금 의원 30명 정도가 동반 탈당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지난번 탄핵소추안 표결 때 탄핵 찬성표를 던진 친박 중 다시 친박 진영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고, 비례 초선들은 탈당할 입장도 아니다. 비례대표는 탈당하는 순간,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당 창당이 영 순탄치 않아 보인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개헌을 명분으로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손학규 전 대표, 김종인 전 대표를 비롯한 비문 진영과 안철수 전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등의 국민의당 세력, 그리고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있는 제3지대와 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설사 탈당 의원이 소수라 하더라도 명망 있는 정치인들이 열세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권력 분산형 개헌을 명분으로 내걸 경우, 오히려 더 많은 대선 후보들이 부담 없이 신당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개헌에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반기문 총장도 함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현 상황에선 이것만이 성공적으로 신당을 창당할 유일한 방법으로 보인다. 이런 차원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어떤 세력과도 연대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분명한 점은 새누리당의 분당은 기정사실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수가 분당되는 건 지극히 드문 경우지만, 워낙 ‘초(超)상식적인 상황’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정치권의 빅뱅이 시작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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