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연공 아닌 역할 중심으로 임금체계 개편해야”

입력 2016-12-14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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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기업의 임금체계를 ‘연공’이 아닌 ‘직무’와 ‘역할’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급 간소화를 기반으로 한 역할급을 도입해 성과에 따라 임금이 유연하게 조정되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총은 14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역할중심 임금체계 개편사례 및 도입방안 세미나’를 개최하고 일본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역할급 임금체계의 국내 기업 도입 가능성에 대해 진단했다.

역할급은 일본 기업이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람’ 중심에서 ‘일’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바꾸기 위해 도입한 임금체계이다.

이날 세미나의 1부에서는 소니, 스미토모, 카시오, 마루베니, 제일생명, 카오 등 일본기업의 역할급 운영사례와 최근 국내기업의 역할급 도입사례가 발표됐다.

신재욱 에프엠어소시에이츠(FMASSOCIATES) 대표는 사무직을 중심으로 직급 간소화와 병행해 승진 집착 현상을 탈피하고 효율적 인사시스템 운영을 도모하고 있는 최근 국내기업의 역할급 설계 동향을 발표했다. 신 대표는 “한국에서는 역할급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도입을 시작하는 추세”라며 “향후에는 일본 기업들처럼 생산직까지 확대되거나, 직군별 차등화된 역할등급이 나타나는 등 보다 다양한 형태의 역할급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동배 인천대 교수는 일본기업의 역할급 임금체계와 관련해 직무와 역할을 기반으로 성과에 따라 임금체계를 유연하게 설계한 일본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은 올해 처음으로 공개된 기업의 직종 및 직급별 임금정보 활용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세미나 2부는 좌담회로 꾸며졌다. 박우성 경희대 교수 진행으로 사례기업의 임금체계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특징과 시사점이 폭넓게 논의됐다. 박 교수는 “종업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연공이 아닌 일 중심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하는 일이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그동안 국내기업의 직무·성과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현실적 방안으로 직무급과 더불어 일본의 역할급을 제시해 왔다. 역할급 자체가 직무내용과 직책 등 다양한 역할 정의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도 부합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경총은 지난 11월 중순에도 임금체계 연구조사단을 일본 현지에 파견해 도요타, 닛산, 시세이도, 미쯔비시중공업 등 일본 선진기업의 임금체계를 조사하고 돌아온 바 있다.

경총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내년에도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콘텐츠 개발과 기업현장 지원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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