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금감원장 "금융회사 여신관리 군집행동 시, 취약차주 부실 위험 커"

15일 오전 10시 미국 금리 인상 대책 관련 시장상황점검회의 소집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금융회사의 균형적인 여신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진 원장은 15일 오전 10시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시장상황점검 회의를 소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따라 시장 관리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진 원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금리 상승 시 개별 금융회사가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취약계층에 대한 여신을 회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소득·다중채무자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진 원장은 "금융회사들이 여신 관리에 군집행동을 보일 경우 취약 차주들이 일시에 부실화되면서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경제 전체적인 관점에서 금융회사가 리스크관리와 자금중개자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잡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진 원장은 "최근 금리상승으로 취약차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미시적인 현상을 분석해 필요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우선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시장에서 예상됐던 만큼 현재까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8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점은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미 연준이 내년에 3회 정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진 원장은 "최근의 시장금리 상승과 정책금리 인상전망은 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있으므로, 금리가 지속 상승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금리리스크 점검결과, 업권별로 자산운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도 상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은 총자산 중 시장성채권 비중이 낮아 금리 상승 시 채권의 평가손실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보험사와 증권사는 시장성채권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이 상대적으로 크게 발생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진 원장은 "자본비율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금리 상승에 취약한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금리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점검해야 할 체크 포인트에 대해 여러 시장전문가와 논의하고 관계기관과도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진 원장은 기업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기업에 대해서는 신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엄정평가·자구노력·신속집행'의 3대 원칙하에 구조조정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진 원장은 "최근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시장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고, 이에 맞는 맞춤형 감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 상황이 엄중한 만큼 이전보다 더 큰 긴장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