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또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바오 시장으로 재직할 때 마약사범을 직접 죽인 적이 있음을 말했다고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지난 6월 취임한 이후 수천 명이 적절한 사법 절차 없이 살해됐으며 인권 문제로 비판하는 미국 등 서구권 국가와 마찰을 빚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향 도시에서 시장으로 있을 때 경찰들과 함께 마약사범을 찾아다닌 적이 있다”며 “경찰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데 범인들을 못 죽일 이유가 있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순찰하면서 정말로 내가 죽일 수 있는 사람(마약사범)을 찾으러 다녔다”며 “범죄와 싸울 때 항상 죽음이 있다. 다만 내가 범인의 무릎을 꿇리고 손을 뒤로 묶은 뒤에 총살했는지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앞서 두테르테는 지난 9월 상원 청문회에서는 한 킬러가 다바오에서 자신이 두테르테의 명령에 따라 약 50명을 죽였다고 고백한 것과 관련해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두테르테는 지난해 기자들에게 “인권단체 암네스티인터내셔널이 마약사범 700명을 죽였다고 주장하는데 수치는 사실 1000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테르테는 종종 공개석상에서 충격적인 발언을 하는데 이번도 마찬가지 사례라고 FT는 전했다.
그는 전날 “건강에 문제가 생기거나 쫓겨날 수 있으며 심지어 암살당할 수도 있다”며 “이에 6년 임기를 못 채울 수 있다”고 말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이어 “나를 쫓아내는 것은 좋다. 암살하는 것은 더 좋다”며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척추에도 문제가 있고 버거씨병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위통과 편두통 등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이 라오스와 페루에서 열린 국제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못하면서 그의 건강에 대한 많은 추측이 일어났다. 대통령 대변인은 “심각한 발언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여러 병을 앓고 있지만 직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