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영국 양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에 대비해 통상관계 구축을 위한 무역작업반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 수준에 준하는 한ㆍ영 FTA를 추진키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오후 12시30분(현지시간) 런던에서 영국 국제통상부와 장관급 ‘제3차 한ㆍ영 경제통상공동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 6월 브렉시트 결정 이후 영국의 정부조직 개편으로 대외 통상교섭을 담당하는 국제통상부와 개최한 첫 번째 회의다.
우선 양국 장관은 양국통상관계가 브렉시트 이후에도 공백없이(without interruption) 유지되고, 최소한 한ㆍEU FTA 수준 이상으로 정립돼야 한다는 데에 공감했다. 또한, 무역작업반(Trade Working Group)을 설치해 한ㆍ영 FTA 추진 등을 집중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내년 2월 1차 무역작업반회의를 개최, 새로운 한ㆍ영 통상관계가 영국의 EU 탈퇴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되도록 협의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 2011년 7월 한ㆍEU FTA 발효 후 변화한 통상환경과 양국의 교역ㆍ투자 협력 관계의 특성을 반영해 브렉시트 후에도 양국 통상관계를 적어도 한ㆍEU FTA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정립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역작업반은 매분기별로 개최해, 내년말 제4차 JETCO에서 양국 장관이 협의 진전상황을 점검한다.
양국은 또한, 한국의 실증 기술력과 영국의 원천기술력ㆍ풍부한 에너지원을 결합한 청정에너지 신산업 기술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고 ‘신재생에너지협의체(가칭)’를 구성,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이날 오전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그렉 클라크 장관과 만나, 한국이 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진행해 원전 시공역량을 전세계에 입증했음을 소개했다. 또 원전 건설ㆍ운영ㆍ유지보수ㆍ해체에 이르는 전 주기에 걸쳐 협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양국은 △영국 신규원전 프로젝트 참여 △영국의 풍부한 원전해체 기술ㆍ정책 경험 공유 △한국의 시공능력과 영국의 프로젝트 관리 및 파이낸싱 역량을 결합한 제3국 원전시장 공동 진출에 합의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내년 상반기 서울에서 개최예정인 ‘한ㆍ영 원자력산업대화체’에서 보다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양국은 그간 구축해 온 산업기술협력 기반을 토대로 양국 공동펀딩 연구개발(R&D) 프로그램 신설 등 실질적인 공동 기술개발을 확대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이 중점 추진중인 바이오, IoT(사물인터넷)ㆍAI(인공지능)ㆍ빅데이터, 첨단소재 분야와 영국의 8대 기술 혁신분야에서 영국의 최첨단 기술과 한국의 세계적 제조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ESS(에너지저장시설),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우선 해상풍력과 ESS 분야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양국은 내년 3월 런던에서 개최예정인 ‘과학기술협력위원회’(STIP)에서 우선 협력분야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공동 R&D 프로젝트 기획, 관련기관ㆍ기업 연계참여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앞서 주 장관은 14일 오전 영국 Moorside 지역에 신규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톰 샘슨 뉴젠(NuGen) 대표와 면담해 한국의 참여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영국 정부는 저탄소 전원개발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6개 부지에 총 13기(16GW 규모)의 신규원전 건설을 적극 추진 중이며, 한전은 EPC 참여를 협의 중이다.
주 장관은 “한국의 (원전 프로젝트) 참여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뉴젠과 한전이 사업모델, 투자조건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원활히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