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이 그리스에 대한 단기 채무경감 조치를 중단했다. 구제금융을 받은 처지에 그리스 정부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저소득층에 일회성 보너스를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 재무장관들은 전날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에 대한 채무경감 조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난민들을 수용하고 있는 그리스 섬 지역의 세금 감면 조치와 함께 월 850유로 이하의 연금을 받는 저소득 연금생활자 160만 명에게 총 6억1700만 유로(약 7602억 원)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한데 다른 조치다.
유로존은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그리스에 대해 860억 유로(약 106조 원)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고 이를 감시하고 있다. 5일에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유로그룹 회의에서 2060년까지 그리스의 공공부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0%포인트 줄이는 채무경감 대책에 합의했다. 그러나 치프라스 총리가 협의도 없이 저소득층 연금 수급자에게 거액의 일시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유로존 정상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유로존 대표인 예룬 데이셀블룸 네덜란드 재무장관 대변인은 “그리스 정부의 이 같은 행위가 우리(유로존과 그리스 간) 합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유로존은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유로존 금융 안전망인 유럽 안정 메커니즘(ESM)은 이번 그리스 정부의 결정에 대해, ESM 프로그램에서 정한 목표 등에 대한 영향을 조사하고 분석한 후 향후 대응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ESM의 발표 이후 그리스 국채 수익률은 급등했다. 트레이드 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5베이시스 포인트(bp) 오른 7.30%,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0bp 상승한 8.19%로 모두 1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