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에 등 터지는 한국

입력 2016-12-16 14:00 수정 2016-12-1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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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생산기지 보유한 한국기업도 반덤핑 규제 타격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이 자국 산업 보호로 돌아설 경우 우리나라와의 무역 규모 축소가 불가필할 전망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을 당시 의정서를 통해 약속했던 대로 15년이 지난 올 연말에는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해야 함에도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WTO에 제소하는 등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WTO 제소 후 최종 판결까지는 통상적으로 2~3년이 소요된다.

중국이 현재처럼 비시장 경제국으로 분류되면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받을 때에 비해 덤핑 마진이 높게 산정돼 고율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 기간 중국이 철강산업 등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관행을 개선하지 않으면 중국 수입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중국의 이번 제소 조치는 내년 트럼프 정부의 공식 출범과 함께 불거질 G2(미ㆍ중)의 정면 충돌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시장경제 지위를 획득하더라도 향후 미국, EU 등 주요국은 새로운 조치를 도입, 상계관세 활용 등 다른 형태로 대중 수입규제 조치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제조업연합회 등 미국 8개 제조업 단체는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 부여 반대 성명을 내는 등 중국산 수입 급증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이 향후 중국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수입규제 조치를 강화하게 되면 대중(對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일본 등의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우리 수출 기업들의 경우 자사가 생산하는 품목이 대중 반덤핑 제재 타깃이 되거나, 중국에 생산기지를 보유 또는 보유할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중 수출업체 400개사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중국에 대한 주요국의 수입규제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거나 제3국산으로 생산을 대체하고 있다는 응답이 38.3%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중 우리 수출 감소율은 세계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영국 다음으로 크다. 세계 수출 규모가 상반기 중 -5.1% 하락한 반면 우리 수출은 -10.0% 고꾸라졌다.

게다가 보호무역 조치까지 강화되는 상황이어서 통상 압력까지 커질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상대로 진행되고 있는 수입규제(반덤핑·상계관세·세이프가드)는 올해(11월 말 기준) 182건으로 인도(33건)ㆍ미국(23건)ㆍ중국(13건)에 의한 규제가 69건(38%)에 달했다.

조빛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의 대중국 수출 구조는 여전히 중간재 비중이 높고, 중국 수출 의존도도 경쟁국에 비해 높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우리 수출을 둘러싼 대외변수가 상당 기간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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