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대통령 탄핵국면, 삼성 갤럭시노트7 리콜 파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올해 국내 증권시장의 10대 뉴스로 선정됐다. 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승리로 끝난 미국 대통령선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중국의 반한(半韓) 감정 확대 등 정치적 이슈도 올해 증시에 중요한 사건으로 꼽혔다.
한국거래소(KRX)는 18일 출입기자단과 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준 10대 뉴스를 선정해 무순위로 발표했다.
◇ 증권∙파생상품시장 거래시간 연장 = 거래소는 지난 8월부터 증권시장과 파생상품시장의 정규 매매거래시간을 30분씩 연장했다. 증권시장의 거래 종료시간은 종전의 오후 3시 30분으로, 파생상품시장의 거래종료 시각은 오후 3시 45분으로 각각 조정됐다. 중화권 주식시장과의 중첩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이뤄진 조치였다. 거래량이 함께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글로벌 자본시장의 전반적 거래량 감소추세로 뚜렷한 유동성 증대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 북한 핵실험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 연초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하자 정부도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코스피지수는 1800선을 넘나들며 지수와 시가총액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북한이 4차핵실험을 한 직후 1840.53을 기록했고, 정부의 개성공단 페쇄결정 직후인 2월 12일에는 1835.28을 기록했다.
◇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해외투자전용펀드 출시= ISA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택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통합 관리하는 계좌를 말한다.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국민의 종합적 자산관리와 재산형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지난 3월 도입 이래 총 240만 계좌에 3조원 규모의 자금이 유치됐다. 해외투자전용펀드는 해외 상장주식 투자비중 60% 이상인 펀드에 대해 일정부문 비과세 혜택을 주는 제도다. 2월 말 출시 이후 설정액 기준 9300억원 수준을 기록 중이다.
◇ 삼성 갤럭시노트7 리콜 파문=올해 8월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발화하는 사고가 발생해 삼성전자의 매출과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다. 이번 사태로 인한 삼성전자의 손실액은 약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출하중단을 결정한 8월 30일부터 리콜 발표 전날인 9월 1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164만5000원에서 15만7000원으로 3.5% 하락했다. 이후 11월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본격화하는 그룹 지배구조 재편방안을 발표했다.
◇ 한미약품 공시지연과 미공개정보 이용 파문=8조원 규모의 신약기술 수출 공시를 했던 한미약품이 이 가운데 8200억원 규모의 계약이 해지된 사실을 뒤늦게 알린 사건. 이것만으로도 모럴해저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수사 결과 한미사이언스 일부 임직원 등 45명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약 33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83만원대에 달해던 한미약품의 주가는 올해 12월 초 3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 ‘최순실 게이트’ 등 대통령 탄핵국면=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논란을 시작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현재는 대통령 탄핵국면으로까지 이어지며 정치계와 국내 증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증시는 태 전국에서 대규모 퇴진시위가 열린 10월 하순 이후 큰 영향을 받아 한때 2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 브렉시트 현실화 = 지난 6월 24일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 51.9대 48.1로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의 충격이 국내 시장까지 전달됐다. 코스피지수의 하루 변동폭(108.80p), 전일대비 하락폭(-61.47p), 거래대금(8조7000억원), 거래량(7억5000주)이 각각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튿날부터는 1.61포인트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 사드배치와 중국의 반한감정 확대 = 정부가 지난 7월 경북 성주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를 배치하겠다고 결정함에 따라 중국이 반한 기류가 확산됐다. 중국 사업 의존도가 큰 엔터테인먼트, 화장품, 제약관련 기업들의 부진으로 연결되며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중 1만 포인트를 유지하던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7월 13일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한때 7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 미국 대통령선거와 트럼프 당선 = 국내 증시는 지난 11월 9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전후로 후보간 정책노선과 지지도 추이에 따라 증시가 영향을 받았다. 선거 전 한달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771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코스피 시가총액이 61조1000억원(4.7%) 감소했다. 대선 당일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자 코스피 지수는 2.25% 하락하기도 했지만 다음날 다시 반등(2.26%)하며 안정세를 되찾았다.
◇ 미국 금리인상 단행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2월 회의에서 기금금리를 0.25%p 인상했다. 또한 내년중 3차례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진행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기본적으로 금리인상은 글로벌 경기회복이라는 낙관론에 근거를 둔 결정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신흥국 자금유출 규모가 커지고 수출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한 국내 금리 인상으로 연결될 경우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가계부채 위험이 높아져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