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대출 700조원 돌파...부실화 우려

2금융권 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조 원을 넘어섰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712조9461억 원으로 전달에 비해 14조9021억 원 늘었다. 제 2금융권 여신이 7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3년 이후 처음이다.

이 통계의 비은행금융기관에는 상호금융사,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자산운용사, 생명보험사 등이 포함되고 대부업체는 포함되지 않는다.

지난해 3월 600조1314억 원으로 처음으로 600조 원을 돌파한 점을 고려할 때 불과 1년7개월 만에 100조 원이나 늘었을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특히, 올해 1~10월에만 76조1618억 원 증가하면서 연간 최대치 치록을 경신했다.

이같이 2금융권 대출이 증가한 것은 저금리 장기화의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 6월 한은은 기준금리를 1.25%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이는 곧바로 대출수요 확대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시중은행들의 대출심사가 강화된 영향도 있다.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차주들이 2금융권으로 떠밀리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정책금리를 올린데다,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것이라 예고했다는 점이다.

미국 금리가 올라, 우리나라 대출 금리가 치솟게 되면 차주들의 이자부담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고금리인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가계들의 상대적으로 취약계층이라는 점에서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는 뇌관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교수는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되면 한은이 동결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리스크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서 올라갈 수밖에 없다”면서 “가계부채 건전성 면에서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소비 위축도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