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어설픈 화폐개혁에 아비규환…구권 유통중단 일시적 유예

입력 2016-12-18 21:27 수정 2016-12-19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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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잡으려 화폐개혁 나섰지만 사회혼란만 가중 비판

대대적인 화폐 개혁을 추진했던 베네수엘라 정부가 화폐 교체 지연으로 사회혼란이 극심해지자 결국 정책을 일시 유예하기로 했다고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7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15일부터 유통이 금지된 100볼리바르짜리 지폐를 내년 1월2일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신권을 수송하는 항공기 3대가 운송에 방해를 받고 있어 새 고액권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누구에 의해 어떤 방해를 받는지 등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이달 15일부터 500·1000·2000·5000·1만·2만 볼리바르 등 6종의 지폐를 새로 유통하고 현행 최고액권인 100볼리바르화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100볼리바르 지폐는 실제 미화 2센트 정도의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신권을 제때 준비하지 못하면서 사회혼란만 더욱 가중됐다. 100볼리바르 화폐 사용이 금지됐지만, 고액권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시민들은 은행 앞에 장시간 줄을 서도 더 낮은 화폐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이에 급격히 늘어난 부피로 국민의 불편은 커졌고 설상가상으로 낮은 화폐마저 부족해지자 각지에서 불만이 폭주했다. 가뜩이나 치솟는 물가에 정부의 미숙한 대응에 화폐 대란까지 겹치자 베네수엘라 곳곳에서 시위와 약탈이 일어나며 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볼리바르 주 남부에서 폭동으로 4명이 사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베네수엘라의 화폐개혁이 물가 잡는 데는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마지막으로 발표한 지난해 12월 인플레이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0% 폭등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200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100볼리바 지폐는 내년 1월2일까지 효력을 지닌다. 새로운 고액권은 공급 물량이 확보될 경우 공급 시기가 발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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