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칠레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한 한국 외교관이 현지 미성년자를 성추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 카메라에 잡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현지 언론사가 지난 16일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엔 수 프로피아 트람파'(En Su Propia Trampaㆍ자신의 덫에 빠지다) 예고편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한 중년 남성이 10대 중반의 여학생을 목을 끌어안고 입맞춤하려는 모습과 자막에는 "너와 뽀뽀하고 싶어"라고 담겨있다. 또 다른 장면은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미성년자의 손목을 잡고 강제로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장면 등이 실렸다.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은 칠레 주재 공관에 근무하는 한국 외교관으로 지난 9월께 14살 안팎의 현지 여학생을 가르치면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충격적인 사건은 한두 차례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범행이 밝혀지는 데는 첫 피해 학생의 제보가 큰 역할을 했다. 첫 피해 학생은 피해사실을 현지 방송사에 제보했고 방송사는 다른 미성년 여학생에게 의뢰해 해당 외교관에게 접근시킨 것이다.
한류 등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10대 여학생의 순수한 마음을 성적 노리개로 이용하려 했던 칠레주재 한국 외교관의 추행이 현지 방송사의 '함정 취재'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심지어 해당 방송 진행자가 '함정 취재'를 통해 성추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찍었다는 사실을 알리자 이 외교관은 "제발 부탁한다"며 연신 허리를 숙여 읍소하는 장면도 있다.
외교부는 현재 해당 외교관은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직무 정지시켰으며 현지에 체류 중인 해당 외교관을 소환해 조사한 뒤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징계와 형사처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