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우지케 슈타 ‘파스타는 검은 접시에 담아라’

입력 2016-12-1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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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점주 신발을 보면 알 수 있는 것

“이런 주제로도 책을 쓸 수 있구나!” 우지케 슈타의 ‘파스타는 검은 접시에 담아라’는 음식점 성공을 위한 지침서일 수도 있고, 인간 심리 일반에 대한 흥미로운 사례 연구서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음식점을 운영하는 분들이 읽어야 할 책이지만 일반 독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아하, 이런 이유가 있었구나”라는 감탄사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은 음식점에서 고객들이 무심코 보이는 행동의 이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자연스럽게 사업자 입장에서 고객을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인간은 정보 중에 약 83%를 시각을 통해 얻는다. 시각 정보 가운데 80%는 색의 영향을 받는다. 요컨대 인간이 가진 정보의 약 3분의 2가 색과 관련 있다는 말이다.

“뷔페 형식의 레스토랑에서 하얀 접시가 아니라 검은 접시를 쓰는 이유는 뭘까?” 접시 색깔이 먹는 양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하얀 파스타를 검은 접시에 담을 때보다 하얀 접시에 담을 때 대략적으로 22%를 더 먹는다. 음식과 접시의 색의 대비가 약할수록 인간은 먹는 양을 의식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자기도 모르게 더 많은 양의 음식을 담게 된다. 따라서 접시 색깔을 조정하면 고객이 착각을 일으켜서 자연스럽게 음식 양을 줄이게 된다.

“음식을 먹다가 화장실에 간 여자 손님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까닭은 뭘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음식점 경영에서 어디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가를 가르쳐 줄 것이다. 한 조사 결과, 여성 손님이 화장실을 사용하는 이유는 화장 고치기, 문자메시지 확인, 스타킹 갈아 신기, 옷 갈아입기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이런 화장실 관련 정보는 과거에는 청결에만 관심을 가지면 되었지만 이제는 공간 조성에도 신경을 써야 함을 말해준다. 구석구석까지 깨끗해야 함은 물론, 새로운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화장실의 쾌적함이 요구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식당에 대한 평판을 싸게 입수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바로 식당의 ‘입구 바깥쪽’에 해답이 있다. 그곳에 서 있기만 해도 입소문을 바로 들을 수 있다. 계산을 마치고 난 후에 식당 밖으로 한 발자국이라도 나오면 순식간에 경계심이 풀린 고객들은 본심을 털어놓게 된다. 따라서 식당 입구 옆에 30분만 서 있으면 식당에 대한 솔직한 평판을 들을 수 있다.

“좋은 식당을 판매하는 손쉬운 기준은 어떤 것이 있을까?” 잘되는 식당이나 좋은 식당은 영업하기 전부터 단단히 기합이 들어가 있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개점 1시간 전인데 입구가 닫혀 있고, 맥주 탱크와 맥주 케이스가 널브러져 있다면 문제다. 대신 좋은 식당은 영업 외의 시간을 홍보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식당 앞 청소는 물론이고 간판 등을 통한 홍보 등 매장을 ‘좋아 보이게’ 연출하느라 분주하다.

“청결도를 평가하는 손쉬운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점주의 수염과 직원의 신발 두 가지를 염두에 두라고 말한다. 신발이야말로 매장의 자세가 그대로 드러나는 포인트다. 또한 고객에게 지지받는 시설은 바닥이 특히 깨끗하다. 바닥이 깨끗해지면 벽과 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의 때와 먼지는 자연스럽게 신경을 쓰게 된다. 실용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긴 하지만 읽다 보면 “이런 내용은 다른 업종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겠구나”라는 깨달음과 실용지식을 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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