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제도가 대폭 개선된다. 과잉진료를 유발한 진료군은 특약으로 이원화했으며, 2년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계약자에겐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금융감독원은 20일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한 ‘실손보험 제도 개선’을 발표했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의 남발로 선량한 소비자가 입는 보험료 인상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게 주요 취지다.
개선 방안에 맞춰 보험사들은 내년 4월에 ‘기본형’, ‘기본형+특약’으로 구성된 실손보험을 출시한다. 특약에는 과잉진료가 크거나 보장수준이 미약한 진료군 3개 항목인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비급여 주사제, 비급여 MRI를 각각 ‘특약1’, ‘특약2’, ‘특약3’으로 분리했다.
정부는 이런 상품 개선으로 보험료가 약 25% 저렴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신상품에 한해 직전 2년간 비급여 의료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가입자에게는 차기 1년간 보험료 10% 이상을 할인해주기로 했다. 다만, 소비자가 필수적 진료를 받는데 주저하지 않도록 4대 중증질환(암,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관련 비급여 의료비는 청구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어 내년 3월부터는 특약에 대한 자기부담비율이 기존 20%에서 30%로 확대된다. 무분별한 의료이용 방지를 위해 특약에 한 해 자기부담비율을 늘린 것이다.
정부는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을 다른 상품에 끼워파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해 오는 2018년 4월 1일부터 실손보험 단독화를 의무화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다른 보험을 별도 계약으로 동시에 판매하는 것이 허용된다.
이밖에 내년 4월부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3739개는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해야 한다.
최훈 금융위 금융서비스 국장은 “특약 항목의 자기부담금 상향 등을 통해 도덕적 해이를 막고 역선택 제어 장치를 구축했다”면서 “비급여 항목의 코드 등 표준화, 진료비 공개 확대 등을 통해 의료기관의 가격경쟁을 통한 자발적인 비급여 가격 하락이 유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은 국민 10명 중 6명 꼴로 가입된 것으로 알려져 국민보험이라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