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수 회복을 위해 야심 차게 내놓은 신형 ‘그랜저’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1만5000대를 넘어섰다. 사전계약분(2만7000대)까지 합치면, 현재까지 총 판매량은 4만2000대에 달한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출시된 ‘그랜저IG’의 16일 기준 판매량은 1만5000대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789대가 팔린 셈이다. 사전계약 돌풍을 이어받아, 2분에 1대 꼴로 고객들이 ‘그랜저IG’를 찾았단 얘기다.
이 같은 인기는 현대기아차의 다른 대형차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2011년 1월에 출시된 ‘그랜저HG’의 당월(1월)과 익월(2월) 판매량은 각각 6026대, 1만1481대를 기록했다. 출시 한 달째를 기준으로 일 평균 판매량을 계산하면 하루에 530대가 팔린 셈이다. 올 초 공개된 ‘올 뉴 K7’은 하루에 205대(당월 270대ㆍ익월 4354대)가 판매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 만이 가진 전통적인 고급스러움에 젊은 감각을 더해 40~50대는 물론 30대 고객까지 많이 찾고 있다”며 “파워풀한 동력 성능·균형 잡힌 주행감·동급 최고 수준의 충돌 안전성 등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이 최소화됐다는 점도 흥행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에게 ‘그랜저IG’는 내수 점유율을 끌어올려 줄 구원투수다. 애초 12월에 잡혀있던 출시 일정을 한 달 가량 앞당긴 것도 이 때문이다.
효과는 일단 고무적이다. ‘그랜저IG’가 출시되기 전 현대차의 10월 내수 시장 점유율은 31.9%(4만1548대)를 기록했다. 기아차를 합쳐도 58.9% 밖에 되지 않았다. 점유율 마지노선인 60%가 무너진 것은 현대차그룹 출범 이후 처음이다. 5개월간 이어진 노조 파업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랜저IG’가 출시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현대차의 11월 내수 시장 점유율은 34.3%까지 상승했다. ‘아우’ 기아차(28.6%)의 점유율을 더하면, 한 달 만에 점유율 60%대를 탈환했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가솔린 3.3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해 내년 국내 시장에서 총 10만 대의 ‘그랜저IG’를 판매한다는 내부 목표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그랜저IG’로 대박을 친 현대차는 내년 ‘제네시스G70’, ‘벨로스터(N버전)’, ‘쏘나타(부분 변경)’를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라며 “신차 효과에 중국 4~5공장 가동 효과까지 더해지면, 내년 영업이익은 5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