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국정농단의 역사 되풀이돼선 안 된다

입력 2016-12-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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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롯데그룹 정책본부 홍보팀 책임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시간으로서의 현재가 과거와 유사한 점이 많아서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했을 때 최순실 씨를 역사적 인물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가장 많이 거론된 사람이 고려 말기 신돈인 것 같다. 최 씨와 신돈의 같은 점은 사익을 무리하게 추구해 큰 원망을 샀다는 것인데, 그 점을 제외하면 다른 점이 더 많다.

신돈은 당시 미천한 신분이었지만 개혁의 전면에 나서기 시작하면서부터 권한에 맞는 법적 지위를 부여받았다. 또 공민왕의 전폭적 지지로 토지·조세·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혁을 추진했는데, 이는 당시 백성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신돈의 이러한 면을 볼 때 현재 밝혀진 사적 국정농단과 엄연한 차이가 있다.

국정농단 측면에서 볼 때 떠오르는 역사적 인물이 또 있다. 백제 개로왕과 고구려 첩자 도림의 이야기다. 한강 이남으로의 남하를 적극 추진하던 고구려 장수왕에 철통 수비로 맞섰던 개로왕은 평소 바둑을 좋아했다고 한다. 장수왕은 바둑을 잘 두고 언변이 유려한 고구려 승려 도림을 개로왕 곁에 있도록 하여, 결국 정사에 소홀하도록 만들었다.

백제 의자왕과 무녀 금화의 사례도 있다. 신라의 첩자 금화는 의자왕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환심을 산 후 백제의 마지막 충신인 성충, 윤충, 흥수 등을 죽이거나 유배 보내도록 했다. 무녀 금화는 의자왕이 ‘인사 실책’을 거듭하도록 철저히 세뇌했다.

신돈과 도림 그리고 금화의 국정농단 결과는 처참했다. 외침, 쿠데타로 나라가 망하거나 왕이 죽는 일까지 발생했다. 2016년 대한민국에서 밝혀진 국정농단의 결과, 그리고 향후 역사적 평가는 어떠할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분풀이용 정치쇼’가 아니라 ‘신속한 치료’다. 그리고 냉정한 국제사회에서의 외교·경제 전쟁에 대한 현명한 대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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