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20일(현지시간)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엔화 약세에 대해 “놀라운 수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즉 엔화 약세가 우려할 만큼 지나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날 오후 구로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달러·엔 환율에 대해 “엔화 약세라기보다는 달러화 강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BoJ는 현행 마이너스(-) 0.1%인 기준금리와 10년물 국채 금리 목표치를 제로(0)%로 유지하기로 했다. 구로다 총재는 미국과 일본 사이의 정책적 차이가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엔화 약세가 지나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이 달러·엔 환율을 목표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4일 1년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2% 물가상승률 목표치에 대해서는 “아직 목표치와 거리가 있다”면서 “(조기 목표 실현을 위해서는) 강력한 금융완화를 추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구로다 총재가 당분간 완화책을 계속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회의 결과에 앞서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대선 이후 글로벌 주요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분위기를 감안해 BoJ가 장기금리 목표를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로다 총재는 “일본 경제가 점진적인 확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아직 장기금리 목표 인상을 논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