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시장 급 냉각 우려

입력 2016-12-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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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넘쳐나 집값ㆍ전세가 동반 하락할 듯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주택시장이 급속히 냉각되는 분위기다.

거래가 대폭 감소하면서 가격도 빠지는 양상이다.

서울 강남권의 한 아파트값은 무려 2억원 가량 떨어져 주변을 놀라게 한다. 사정이 급해 빨리 팔아야 하는 급매물이라고 하지만 가격 하락폭이 생각보다 크다는 얘기다.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 하락 장세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미국 금리 인상 카드만으로 도 이런 분위기인데 앞으로 공급 물량까지 쏟아지면 시장은 어떻게 될지 짐작이 간다.

구매 수요가 감소한 상태에서 물량이 더 출하되면 가격은 떨어지게 돼 있다. 가격 하락 도미노 현상으로 전국의 주택시장은 냉기류에 휩싸일게 뻔하다.

공급 과잉의 저주다.

하지만 자기 집에 사는 사람은 가격이 떨어지던 오르던 별로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산 가격보다 하락하면 기분이 매우 안 좋겠지만 거주를 하는 데는 불편이 없다.

대출을 받은 경우 집값이 너무 떨어지면 금융회사가 대출금을 갚으라고 나올지 모르지만 말이다.

문제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산 사람이다. 전세가격이 떨어지면 계약 완료 시점에 집 주인은 차액을 내 놓아야 한다.

이 때 돈이 없으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도 있다. 특히 대도시 위성도시권은 이런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을 미리 세워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세가율이 80%인 경우를 보자. 집값이 20% 이상 떨어지면 이 집은 깡통주택이나 진배없다. 집을 팔아도 전세금을 메꾸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전세가격은 하락하게 되고, 이로 인해 집 주인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전세금 하락 분만큼 상환 압력을 받게 된다는 소리다.

올해는 그럭저럭 지나가겠지만 내년부터가 걱정이다.

내년에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37만5100여 가구이고 내 후년에는 38만5800여 가구다. 한 정보업체가 조사한 자료다.

서울도 올해 2만3762가구의 아파트가 입주된데 이어 내년에는 이보다 약 3000가구가 많은 2만6543가구가 주인을 기다리고 내 후년에는 3만759가구가 완공될 예정이다. 매년 입주물량이 증가한다는 뜻이다.

경기도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올해 8만5191가구이던 아파트 입주 물량은 내년 12만3000가구로 늘어나고 내 후년에는 14만6500가구로 불어난다.

경남과 부산도 불안하다. 내년도의 입주 아파트는 올해보다 경남의 경우 약 2만 가구, 부산 7000가구가 더 증가한다.

아파트만 이렇다는 소리다. 다가구·다세대주택 등을 포함하면 엄청난 물량이다.

여기서 생각을 좀 해보자.

지금도 주택은 남아돈다. 위치가 좋은 곳이나 인기가 좋은 새 아파트만 수급이 안 맞지만 전체 주택으로 치면 오히려 빈집이 나올 정도다.

주택난이 심각한 서울도 그렇다는 말이다.

그런 마당에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주변에 엄청난 주택이 공급된다면 시장 상황은 어떻게 될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지금 서울에서 비싼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은 근처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가려고 할 게고, 기존 집은 원래 가격에 전세 들 사람이 없어 집 주인은 전세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서울의 전세가격이 떨어지면 수도권에 살던 사람이 서울로 들어오게 되고, 그렇게 되면 수도권은 집이 남아돌지 않겠는가.

여기다가 입주 주택이 더 쏟아지면 그런 상황은 본격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대도시 주변의 위성도시가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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