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주가] 현대·삼성重, 불황터널 탈출 기대감에 나란히 상승세

입력 2016-12-2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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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냈던 조선업에 불황 터널의 끝이 보이는 걸까. ‘조선 빅3’ 중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주가가 동반 상승 흐름이다.

올해 상반된 흐름을 보였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이달 들어 함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20일 현대중공업 주가는 15만500원으로 지난달 말(14만2000원) 대비 5.99% 상승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8300원에서 9480원으로 14.22% 올랐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주가가 나란히 상승한 것은 12월에만 2조 원이 훌쩍 넘는 수주 실적을 기록하는 ‘뒷심’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연이은 수주 소식에 시장에서는 국내 조선업계가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앞서 조선업계는 올해 최악의 수주 가뭄을 겪은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란 선사인 이리슬(IRISL)로부터 1만45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4척과 4만9000t급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 6척 등 총 10척을 7억 달러(약 8000억 원)에 수주했다. 또 최근 방위사업청과 해양경비안전본부로부터 각각 잠수함 1척, 경비함 1척 등 총 2척, 7000억 원어치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업체인 호그LNG와 17만㎥급 부유식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FSRU)에 대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 최대 9000억 원 규모의 선박 계약을 확정했다. 호그LNG는 우선 1척을 발주하고, 3척에 대한 추후 계약 여부는 내년에 결정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이 분식회계 등으로 여전히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점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는 상대적인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향후 조선업계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경우 두 기업이 시장 물량을 양분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조선업의 회복 국면을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12월 실적이 일시적인 ‘반짝 수주’에 그칠 수 있는 만큼 바닥 여부는 내년 1분기(1~3월)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향후 수주 개선이 확인되더라도 조선업 특성상 수주가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업황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조선업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발주 물량이 늘더라도 중국과 일본의 해운선사들이 자국 조선소 발주를 확대하고 있어 한국의 수혜는 제한적”이라며 “수주 실적은 올해를 저점으로 개선되겠지만 2011~2015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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