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對 러시아 제재 강화…“트럼프 보고 있나?”

입력 2016-12-2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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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에 은행가ㆍ기업 추가…내년 트럼프 취임후 제재 완화할 것으로 예상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구시가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입맞춤하는 모습의 벽화로 그려진 모습. 사진=AP뉴시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구시가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입맞춤하는 모습의 벽화로 그려진 모습. 사진=AP뉴시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대(對)러시아 경제제재를 강화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내년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제재 대상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러시아 은행가 7명과 기업 8개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된 7명에는 방크로시야와 소빈방크 등 기존에 제재를 받았던 은행의 임원 출신 6명과 러시아 국방부와 대규모 거래를 한 기업가 1명 등이다. 방크로시야는 ‘푸틴은행’으로 통할 정도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을 지원하는 은행이다. 여기에 크림반도 인프라 건설 등과 관련한 건설회사와 운송회사 등 8곳도 새롭게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제재 자체는 드문 일은 아니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한 달 앞두고 제재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제재 대상 추가 조치는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강조하는 동시에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가 흔들림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재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가 민스크협정을 완전히 이행할 때까지 미국의 대러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번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푸틴 대통령에 호의적인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암시했다. 또 대표적인 친(親)러 인사인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와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각각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취임 이후 그의 친러행보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공조에 균열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막판 러시아 제재 강화에도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고 1년 내로 대러시아 제재가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가 최근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향후 12개월 사이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것으로 답했다. 불과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제재 완화를 점치는 비율은 10%에 그쳤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제재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향후 12개월 안에 경제성장률은 0.2%포인트, 2018년에는 0.5%포인트 각각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트럼프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선다고 밝히긴 했으나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참모진 역시 러시아 경제 제재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레이첼 지엠바 4CAST-RGE 신흥시장 책임자는 “EU가 제재를 연장한 가운데 미국이 신속하게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면서도 “하지만 큰 방향은 제재 강도가 완화해 러시아가 치르는 경제적 비용이 줄어드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제재가 완화될 경우 단기보다는 중장기적 영향이 더 강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많은 투자 기회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러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와 은행가들은 미국의 제재가 조만간 완화하거나 완전히 폐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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