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조 ”조종사 유출 막기 위해 11년만에 파업”

입력 2016-12-2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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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파업 결정과 관련, “회사에 요구한 임금인상안은 조종사 유출사태로 인한 비행안전이 무너진다는 호소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21일 서울 강서구 한국민간조종사협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파업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고 사주 일가와 임원들 이익에 골몰하는 대한항공을 바로잡기 위해 11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이규남 노조위원장은 “임금 인상률 수치는 대한항공 조종사의 근로 환경을 국제 노동시장에 맞게 조정해달라는 뜻이자 회사 임원들에만 적용된 고액의 임금 인상률을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장하고 있는 29%라는 인상률을 숫자 그대로 요구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회사가 단돈 1000원이라도 수정안을 제시하면 파업을 접겠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결국 거부당했다”고 했다.

노조는 대한항공이 10년간 계속 조종사의 실질임금을 깎아 외국과 2∼3배까지 임금 격차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급성장한 중국 항공시장에 조종사 수요가 늘면서 높은 임금을 제시받은 국내 조종사 수백명이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노조는 회사가 빈자리를 경력이 적은 외국인 파견 조종사로 대체하고 있고, 결국 비행안전에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측은 형평성을 이유로 일반직 노조와 합의한 임금 인상률을 조종사 노조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과 지난해부터 임금협상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올해 2월 20일부터 쟁의 행위에 돌입했다. 노조는 임금 인상률을 37%로 요구했다가 29%로 수정했으나 사측이 기존의 1.9% 인상안을 고수했다.

이규남 위원장은 “파업 장기화를 원하는 것이 아니므로 사측이 임금인상안을 1.9%에서 조금이라도 올리면 즉시 쟁의 행위를 중단할 것”이라며 “결국 파업을 얼마나 지속할지는 회사가 결정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사측은 “2016년 임금교섭을 같이 진행하거나 임금 이외 필요사항을 협의해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도모하자고 제안했으나 노조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임협 내용과 무관하게 회사와 경영층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허위 자료를 배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사 행위”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22일 오전 0시부터 31일 자정까지 파업에 돌입한다. 22일 오전 10시에는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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