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노키아, 스마트폰 특허전쟁 5년 만에 재점화

입력 2016-12-2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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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미국·독일서 특허 32건 침해 혐의로 애플 제소…애플도 미국 법원에 노키아 반독점 위반 고소

세계 스마트폰 업계 특허전쟁의 시발점이었던 애플과 노키아의 특허전쟁이 5년 만에 재점화했다.

노키아는 21일(현지시간) 미국과 독일에서 애플이 디스플레이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안테나, 동영상 코딩 등 핵심 기술분야에서 특허 32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의 다양한 버전을 포함한 광범위한 제품군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노키아는 이날 미국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과 독일 뒤셀도르프·만하임·뮌헨 소재 지방법원 등에 각각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 다른 관할 법원에서도 추가 조치를 취하는 중이라고 노키아는 밝혔다. 이는 애플이 특허료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하자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전날 새너제이 소재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노키아 특허권 보유회사 두 곳을 반독점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애플은 소장에서 “노키아와 관련된 두 회사가 불공정하고 반경쟁적인 방법으로 자사와 다른 혁신적인 스마트폰 공급업체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강탈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양사의 특허전쟁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특허전쟁은 노키아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다른 휴대폰 제조업체와 컴퓨터 업체 간에 특허소송 물결이 퍼졌다. 노키아와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은 통신과 휴대폰 기술 관련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PC와 인터넷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휴대폰과 PC가 융합되면서 지적재산권이 복잡하게 얽힌 것이다.

애플과 노키아의 특허전쟁은 2011년 애플이 노키아에 일시금을 지불하고 아이폰 판매 대수에 따라 일정 로열티를 주기로 합의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노키아는 특허 라이선스 만료가 임박한 가운데 애플이 자사가 제시한 후속 제안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일카 라나스토 노키아 특허사업 책임자는 이날 성명에서 “애플이 우리의 특허를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수년간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에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지난 2014년 휴대폰 사업을 MS에 매각했지만 특허에 대한 권리는 유지했다. 또 올해 알카텔-루슨트 인수로 지적재산권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노키아는 텍사스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애플이 작고 더 효율적이며 기능이 뛰어나고 매력적인 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특허로 낸 혁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이날 노키아가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그들은 공정하게 특허 라이선스 주는 것을 거부하고 ‘특허괴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발명가를 위해 이런 극악한 반경쟁적인 관행과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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