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트럼프발 미·중 무역전쟁 첫 번째 희생양?…4년 만에 다시 ‘짝퉁천국’ 꼬리표

입력 2016-12-22 09:01 수정 2016-12-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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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짝퉁과의 전쟁’에 나선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에 ‘짝퉁유통기업’이라는 낙인을 다시 찍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한달 남짓 앞두고 알리바바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첫 희생양이 됐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USTR은 21일(현지시간) 위조상품을 유통하는 ‘악덕 시장(notorious market)’ 연간 블랙리스트에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다시 포함시켰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USTR은 위조상품과 모조품 등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기업을 매년 선정해 발표한다. 알리바바는 2012년 이 명단에서 빠졌으나 4년 만에 ‘악덕시장’이란 오명을 다시 쓰게 됐다. USTR은 보고서에서 “(알리바바가) 최근 개선 조치에 나서 이에 대한 긍정적 결과를 기대했으나 현재 보고된 위조 및 불법 복제품의 수준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면서 “위조품과 불법 복제품은 미국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산업에 심각한 경제적 위협을 줄뿐 아니라 합법적인 미국 제품의 중국 및 세계 시장 진출에 타격을 입힌다”고 지적했다.

알리바바 측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마이클 에반스 알리바바그룹 사장은 “타오바오를 리스트에 포함시킨 USTR 조치에 매우 실망했다”며 “USTR은 짝퉁 제품 척결을 위해 우리가 실질적으로 해온 일들을 무시한 것”라고 비판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8월까지 지난 12개월간 짝퉁과 관련한 3억8000만 개의 제품을 웹사이트상에서 삭제했으며 타오바오몰에 입점한 18만 개의 온라인몰을 퇴출했다. USTR가 4년 만에 알리바바에 악덕시장이라는 꼬리표를 붙이자 현재 미·중 무역 관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온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둔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 제품에 45%의 높은 관세율을 적용할 것이라고 공약하는 등 무역전쟁을 예고해왔다. 알리바바 측도 “불행하게도 USTR의 이번 결정이 짝퉁과 관련해 실제 사실에 따른 것이 아닌,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은 결정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USTR 측은 지난 12월부터 블랙리스트 지명을 피하려면 더 적극적으로 짝퉁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알리바바에 거듭 경고했다며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전문가들도 그간 알리바바의 짝퉁 척결 노력이 부실하다는 점을 들어 알리바바의 미국시장 진출 확대에 회의적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그룹의 주가는 전일 대비 0.6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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