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억만장자 투자자 칼 아이칸 아이칸엔터프라이즈 회장을 규제점검과 관련해 대통령 특별 고문으로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이칸은 이미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증권거래위원회(SEC) 차기 위원장 후보를 물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SEC 수장 직에 관심이 있는 인물들이 아이칸에게 접촉하거나 아이칸이 트럼프의 요청에 따라 직접 다른 후보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식이다. 올해 80세인 아이칸은 기업사냥꾼이라고 불릴 정도로 40년 넘게 대기업들을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주주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하다. 아이칸이 맡게 된 자문역은 정부의 공식 직책이 아니다. 이에 지급되는 보수는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현재 본인이 맡은 사업을 포기할 필요도 없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자신이 당선되면 아이칸을 재무장관에 임명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돈독한 우애를 과시했다. 그러나 아이칸이 장관직을 거절했다. 아이칸 회장은 공식 인선이 발표되기도 전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스티븐 므누신과 윌버 로스가 각각 재무장관, 상무장관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고 실제로 이들은 모두 장관직에 내정됐다. 아이칸이 트럼프 내각 인선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아이칸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가 내 견해를 존중하고, 내 말을 경청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이 나라의 많은 사업이 터무니없는 규제로 망가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