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GS칼텍스ㆍS-Oil 등 정유사들이 공장도가격을 부풀려서 고시하는 방법 등으로 5조5000억원의 폭리를 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진수희 의원(한나라당)은 18일 "한국석유공사ㆍ금융감독원ㆍ정유업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정유업체들이 세전공장도 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3조7000억원ㆍ올 상반기 1조8000억원 등 5조5000억원의 폭리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또한 정유업계 주관부처인 산업자원부가 지난 7월에 발표한 정부고시 내용도 정유업계의 폭리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업계의 편의를 봐주는데 그쳤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측에 따르면 산자부가 발표한 고시내용이 종전 '정유사들이 공장도가격을 주 1회 정확하고 성실하게 보고해야 한다'는 조항을 '월 1회 정확하고 성실하게 보고해야 한다'고 바꾼 것에 지나지 않았으며 심지어 정유사가 공장도판매가격을 허위로 보고할 경우 이를 제재할 수단은 아예 없도록 돼있다.
이와 관련 진 의원은 "정유사들이 적정한 공장도가격에서 할인해 판매하는 것이 아닌, 이미 주유소에 자신들의 유통마진과 비용 등을 모두 책정한 적정 공장도가격으로 판매해놓고서 정부에는 10%이상 부풀린 가격을 보고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부풀려진 세전공장도가격을 토대로 정부가 유류세를 부과하고 주유소가 추가마진을 챙김으로써 소비자인 국민들은 기름값 바가지는 물론, 유류세도 추가로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진 의원은 "지난해 이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유업계의 행태는 오히려 심각해졌고 이를 감독해야할 정부 또한 생색내기만 했을 뿐 업계의 편의를 봐주기에 급급하고 있다"면서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을 통해 강도 높은 추궁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와 석유협회 측은 "지난 6월까지 정유사가 발표했던 공장도가격은 시장에서 적용받기를 희망하는 최고가격"이라며 "이는 국제석유제품가격 및 환율 등에 따라 결정됐으며, 정유사의 회계보고서도 실제 거래가격으로 작성돼 정유업계의 폭리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사가 발표한 공장도가와 주유소에 실제 판매한 가격의 차이는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으로 인해 정유사가 공장도가격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정유사의 폭리규모가 3조7000억원에 이른다는 진 의원측의 주장에 대해 석유협회는 "지난해 정유 5개사의 영업익은 2조9403억원으로 이중 정유부문의 영업익은 8989억원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