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은 22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5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모든 혐의와 의혹을 부인했다. 민정수석으로서 업무가 미흡했다는 도의적인 부분만 인정하고 사과했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을 알지 못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알거나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차은택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세월호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압력을 넣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은 중요한 수사이기 때문에 법과 원칙에 따라사 신중하고 철저하게 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월호 관련) 압수수색을 하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우리나라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는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박관천 경정의 보고 문건에 대해선 “그런 자료가 있었다는 것은 기억한다”면서도 검찰 수사에서 허위 판명이 났다는 이유로 문건 내용을 알아보지 않았고, 최순실 문제도 몰랐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앞서 열린 청문회에서 증인 출석을 피하기 위해 도망을 다녔다는 여러 의원들의 지적에도 그는 “기자들이 몰려 피한 것”이라며 “도망을 다닌 적 없다”고 했다.
지난달 서울중앙지검에 조사를 받을 나왔을 때 기자를 쏘아보는 ‘레이저 눈빛’ 논란에 대해선 “여기자가 갑자기 가슴 쪽으로 다가와 굉장히 크게 질문해 놀라서 내려다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노무현씨 당신은 더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도 아닌, 그저 뇌물수수 혐의자로서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요”라는 자신의 과거 발언과 관련,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우 전 수석은 2009년 4월30일 이인규 당시 중수부장, 홍만표 수사기획관과 함께 대검 중수부 과장으로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한 바 있다.
우 전 수석은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차은택의 조력자가 김기동인데, 우병우가 김기동을 소개시켜 줬다고 들었다”는 증언을 놓고도 “소개시켜 준 적이 없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 및 민정수석을 발탁된 배경 역시 “대통령과 인연은 전혀 없다”면서 “꼭 인연이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추천을 받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해 박 대통령이 탄핵된 작금의 사태와 관련해 “미리 알고 예방하고 조치를 취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국민에게 송구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