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1200원 시대 열리나?

입력 2016-12-22 18:26 수정 2016-12-2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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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 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과 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점이 강달러를 이끌었다. 반대로 내년 국내 경기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는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원ㆍ달러 환율이 어디까지 올라가느냐에 쏠리고 있다. 하지만 1200원대 진입은 쉽지 않아 보인다. 상방요인과 하방요인이 혼재된 가운데 다음 주부터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작용하는 탓이다.

◇장중 1200원 돌파...9개월에 최고치 =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는 전일대비 5.2원 오른 1199.1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10일 1203.6원 기록한 이후 최고치이자 7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장중 고점은 1200.4원 저점은 1194.5원이다.

원ㆍ달러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1160원대이던 환율은 20여일 만에 40원 가까이 치솟았다. 특히, 지난 15일(한국시각)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에서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당초 전망보다 많은 3회 이상을 시시하자 하루만에 8.8원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럽발 지정학적 리스크도 달러강세에 힘을 보탰다. 지난 19일밤(현지시각) 독일에서는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에 돌진해 12명이 사망하는 트럭 테러가 발생했다. 이어 터키에서는 러시아 주재 대사가 피살당하는 등 국제 정세 불안도 달러 가치 상승을 이끌었다.

나라 안으로는 경기 부진 우려가 원화 가치를 내렸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내 경제에 하방 리스크가 있다”며 “내년 성장률은 2%대 초반까지는 아니겠지만 예상한 3.0%보다 낮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두 달 동안 여건 변화가 워낙 컸다”며 “내년 성장률은 지난 10월 전망했던 2.8%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시사했다.

◇1200원대 유지는 쉽지 않아 = 시장에서는 원ㆍ달러가 1200원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다만, 일시적인 1200원대 터치는 가능하다고 봤다.

연말이 되면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쏟아지는 만큼 원ㆍ달러의 하방압력이 클 것이라는 이유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출전망이 밝다는 점도 환율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이 되면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많다”며 “게다가 수출까지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며 1분기 원ㆍ달러 하방압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당국 개입 경계감도 유효하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원ㆍ달러는 수출 네고가 미뤄지고, 결제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등 수급 요인 때문에 상승압력을 받고 있다”며 “다만, 다음 주부터는 수출 네고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1200원대 진입이 시간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한번 1200원선이 뚫린만큼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진 것으로 봐야한다”며 “당분간 달러 강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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