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펀드가 심상치 않다. 수익률도 처음 기대했던 만큼 나오지 않고 자금도 급속히 빠져 나가고 있다.
실례로 지난 4월 국내에 처음 출시된 삼성투신운용의 '삼성글로벌Water주식형펀드'의 경우 한때 설정액이 1조원에 육박했으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진 7월을 정점으로 매달 2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심지어 이달 들어서는 지난 17일까지 1400억원 가량의 수탁고가 줄어들었다. 17일 현재 '삼성글로벌Water주식형펀드'의 수탁고는 7801억원이다.
이런 이유는 무엇보다 중국펀드의 거침없는 '독주'와 국내 증시의 활황 때문에 물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현재 물펀드의 대부분이 선진국 시장에 투자되고 있어 이머징 시장의 눈부신 활황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펀드별로는 가장 많은 설정액을 지니고 있는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자1_A'의 경우 3개월 수익률이 -2.03%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며, 6개월 수익률도 5.54%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같은 기간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평균 3개월 수익률은 42.24%, 6개월은 75.32%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역시 8.59%, 41.50%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웬만큼 '물펀드'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견디기 힘든 수익률 편차다.
이에 삼성투신운용 해외투자팀의 성기용 과장은 "현재 물펀드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며 아주 중요하고 좋은 펀드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다만, 최근 중국 시장의 놀라운 성장세로 물펀드가 상대적으로 위축을 받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물펀드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언급했다.
물펀드는 주로 자산의 대부분을 물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SRI) 펀드이며, 지속 가능한 기업의 안정성과 물 산업의 성장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돼 있다.
쉽게 말해 선진국들은 노후된 상하수도의 시설 재정비를 위해 물 관련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는 기대와 신흥국가들은 사회간접시설(SOC) 확충을 위해 물 관련 산업에 투자할 것이라는 전략이 맞물려 출시된 것이 물펀드이다.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펀드의 경우 운용은 기존 '에코워터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벨기에의 KBC에셋 매니지먼트에서 위탁 운용하고 있다.
'에코워터펀드'는 2003년초부터 2007년 3월까지 매년 평균 41.58%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지난 15일에서 17일까지 한국을 방문한 KBC에셋 매니지먼트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에오인 파히(Eoin Fahy)는 "워터펀드는 중국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중국 시장과의 상관성은 높지 않지만, 반면, 물펀드는 전세계 주식시장보다 우수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고 변동성은 중국시장보다 훨씬 낮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한 상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