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훈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VR서밋에 참석해 “AR는 삼성전자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며 “매직리프의 프로토타입 기기를 주시하고 있고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10년 설립된 매직리프는 VR·AR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기업가치 45억 달러(약 5조4000억 원) 수준으로, 미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유니콘(회사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매직리프와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매직리프의 VR·AR 기술 때문이다. 매직리프가 보유한 핵심기술인 ‘포토닉스 라이트필드(Phptonics Light Field)’는 단말기에 탑재된 초소형 프로젝터로 사용자의 눈에 직접 고해상도 3D 영상을 투사해 인공 객체를 현실처럼 구현한다. 매직리프는 아직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지만, 동종 업계 중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매직리프와 협력을 진행한다면 AR 안경의 기술 부분에서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홍 연구위원은 서밋에서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AR 제품을 매직리프의 시제품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와 비교하면서 발전시키고 있다고 밝힌 만큼,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에서 매직리프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
매직리프에 투자를 통한 협력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유수 기업들이 매직리프에 자금을 투입하며 VR·AR사업에 배팅한 바 있다. 구글, 퀄컴, KKR 등은 매직리프에 2014년 5억4200만 달러(약 6518억 원)를, 올해 2월에는 알리바바와 워너브라더스, 피델리티, JP모건 등이 7억9350만 달러(약 9543억 원)를 투자했다. 지난달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컨퍼런스콜을 통해 “전략적 투자와 신기술 개발을 통해 VR, AR, 인공지능(AI), 전장 등 차세대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어 다양한 방향의 파트너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협력이 진행되면 삼성전자의 신성장동력인 VR·AR 사업 역시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기어VR’ 헤드셋을 출시한 데 이어, 차기작인 ‘기어VR2’는 내년 상반기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