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영국 바클레이스 이례적 제소...부실 MBS 판매 관련 벌금 합의 불발

입력 2016-12-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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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가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는 미국에서 부실 모기지담보부증권(MBS) 판매와 그로 인한 디폴트에 대해 장기간 조사해왔으나 은행 측과 벌금 등을 둘러싼 합의가 불발되자 이날 뉴욕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무부가 투자은행을 제소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대부분은 소송과 관련한 리스크를 감안해 협상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법무부와 은행 간에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바클레이스 측이 공식 취임을 한 달 정도 앞둔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에 기대를 걸고 ‘배짱 튕기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 트럼프 당선인이 월가에 대한 규제 완화를 시사한 탓에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의 합의를 포기하고 차기 정권에 베팅에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바클레이스는 공격적인 의뢰인 방어로 유명한 변호사가 대거 포진한 대형 로펌을 기용한 상태다.

바클레이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부실 MBS를 판매한 혐의와 관련해 미국 사법당국의 장기간 수사 선상에 있던 유럽은행 중 한 곳이다. 도이체방크와 크레디트스위스(CS), UBS그룹,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이 수사대상에 포함돼 있었다. 이 가운데 도이체방크는 이날 부실 MBS 판매와 관련해 72억 달러(약 8조7000억원)에 사건을 종결하기로 합의했다.

바클레이스에 대한 법무부의 제소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자 손실을 보상하고자 대형은행을 제소한 첫 사례다. 미국은 이미 부실 MBS 판매 혐의로 자국 6개 대형은행과 총 460억 달러 이상의 과징금에 합의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67억 달러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추징당했다.

지난 10월 소식통에 따르면 바클레이스 경영진은 미국 당국과의 합의금으로 최초 제시된 20억 달러가 너무 높다며 합의를 거부했다. 다만 법무부와 바클레이스가 언제부터 협상을 시작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로레타 린치 법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서에서 “바클레이스가 부정직하고 무책임한 관행으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위험에 빠뜨렸다”면서 “우리는 법무부가 투자자와 미국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용납치 않을 것이란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스는 정부의 이런 비난에 반박했다. 바클레이스는 성명에서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혐의가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바클레이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5~2007년 사이 310억 달러 이상의 부실 MBS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중 절반 이상이 디폴트한 MBS라는 게 미 법무부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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