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 25일(현지시간) 강력한 태풍이 상륙해 곳곳에 정전과 산사태가 일어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제26호 태풍 ‘녹텐’이 이날 밤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채 필리핀 동부 해안 카탄두아네스 주에 상륙했다. 이에 이 지역 전기가 끊기고 통신이 두절됐다고 현지 관리들은 전했다. 산사태로 일부 도로가 끊기기도 했다.
카탄두아네스 주와 인근 카마리네스 수르 주에는 태풍 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경고 4’가 발령됐다. 다만 인명피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태풍은 500km에 달하는 비구름대를 형성하면서 서쪽으로 향해 필리핀 주도이며 수도 마닐라가 있는 루손 섬에도 착륙할 예정이어서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항공사들은 잇따라 항공편을 취소했으며 동부 해안 항구에는 선박 운항 중단으로 1만 명이 넘는 승객과 선원의 발이 묶였다. 필리핀 재난관리위원회는 20만 명 이상 주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필리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5년간 크리스마스에 태풍이 덮친 것은 일곱 차례에 이른다. 카마리네스 수르 주는 대피소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된 주민에게 구운 돼지 등 특별식을 제공했다.
매년 약 20차례의 태풍과 폭풍우가 강타하는 등 필리핀은 세계에서 자연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 2013년 11월 태풍 하이옌이 중부 필리핀을 강타해 7300명 이상이 죽거나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