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국내은행의 대기업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기준)은 2.57%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0.83%를 3배 이상 앞질렀다. 지난 2014년 말 0.57%와 비교하면 4배 넘게 급등했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2013년 말까지만 해도 0.81%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0.88%)을 하회했다. 그 이듬해인 2014년 말에는 0.57%로 일 년 만에 다시 0.25%포인트 떨어지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 시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85%인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 연체율이 중소기업에 비해 0.27%포인트나 낮았다.
하지만 불과 1년 새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급상승하면서 지난해 말 0.92%까지 치솟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인 0.73%를 3년 만에 무려 0.19%포인트 초과했다. 게다가 올 들어서도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급속도로 나빠지며 10월 말 2.57%를 기록했다. 조선·해운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구조조정 여파가 얼마나 심각한지 방증한다.
문제는 은행권 전체 원화대출금에서 차지하는 기업대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까닭에 대기업 대출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기업대출 부실은 은행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현재 1300조 원을 돌파한 은행계정 원화대출 가운데 기업대출은 750조 원가량으로 약 57%로 추정된다.
김대룡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조선·운수·철강업종을 중심으로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00% 미만인 한계기업이 꾸준히 증가,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에 대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기와 맞물리면서 각 채권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