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다음달 본격 변론 개시… '3월 결론' 나오나

입력 2016-12-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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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다음 주부터 변론기일을 열기로 했다. 사건이 접수된 지 약 3주만에 준비절차를 마친 셈이다. 헌재 안팎에서는 이르면 3월 초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26일 검찰로부터 3만2000 페이지 가량의 수사기록을 넘겨받았다. 최순실(60) 씨와 안종범(57) 전 청와대 수석, 정호성(47) 전 비서관 등 주요 인물에 대한 조사 내용이다. 기록이 넘어오면 그동안 유동적이었던 증인 신청 규모나 사건의 쟁점이 보다 명확해지는 것은 물론 심리 진행 속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헌재는 27일 2차 준비기일을 연 뒤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공방이 오가는 변론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헌재 안팎에서는 재판부가 빠른 심리에 대한 의욕을 충분히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준비기일에서 소추위원 측이 주장한 9가지 탄핵사유를 5가지로 압축했다. 특히 그 중 4가지를 사실관계를 확정할 필요가 없는 '헌법위반 사유'로 꼽은 것은 헌재가 빠른 결론을 내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헌법재판에 정통한 한 법조인은 "준비기일을 보면 재판부가 양측 대리인을 일방적으로 리드하는 게 느껴졌다"며 "재판관들도 4월 이후에 결론이 나오면 화살이 헌재로 돌아오는 걸 알고 있는 만큼 심리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탄핵소추를 당하기 직전 사실상 '4월 퇴진, 6월 대선'을 정치권에 제시했다. 탄핵심판이 의미가 있으려면 4월 이전에 결론이 나와야 하는 셈이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총 7차례에 걸친 변론기일이 3월30일부터 4월30일까지 한달여만에 마무리됐다.

2차 준비기일에서는 박 대통령 측이 '세월호 7시간'에 대한 해명을 내놓을 지가 관심사다. 헌재는 지난 기일에서 박 대통령 측에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 행적이 소추사유로 기재됐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게 많지 않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대리인 측은 박 대통령과 면담하고 비서실과 안보실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시사항과 일정 등을 파악해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헌재가 해명 시한을 못막지는 않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언급이 2차 준비기일에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관저에서 집무를 봤다'는 수준의 기존 입장을 반복할 가능성도 있다.

2차 준비기일이 끝나면 재판부와 양 당사자는 넘겨받은 수사기록을 분석하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소추위원 측은 그동안 수사기록을 확보하지 못해 언론 보도 내용과 공개된 최 씨와 안 전 수석의 공소사실 정도만을 주요 문서증거로 제출했다. 소추위원 측은 기록을 검토한 뒤 당초 28명 규모로 신청했던 증인 숫자를 줄일 예정이다. 증인 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신문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심리 시간도 길어진다. 현재까지는 최순실 씨와 안종범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이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의 심판 출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첫 변론일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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