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27일 4대 그룹 중 처음으로 전경련 탈퇴를 공식 통보하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 해체가 현실화되고 있다. 삼성과 SK그룹 역시 전경련 탈퇴를 선언한 만큼, 현재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탈퇴에 동참할 경우, 4대 그룹 모두가 전경련과 결별하게 된다.
금융권과 공공기관에서는 이미 탈퇴 러시가 이뤄지고 있다.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지난 12일 전경련에 탈퇴 신청서를 냈으며, KT 역시 이달 초 전경련에 탈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천공항공사, 한국전력, 한국석유공사, 가스공사, 서부발전, 에너지공단, 석유관리원, 산업단지공단, 선박안전기술공단 등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이 문제가 되자 서둘러 전경련을 탈퇴했다.
이런 상황에서 600여 개 회원사가 내는 회비의 절반가량을 부담하고 있는 4대 그룹의 탈퇴까지 이어질 경우, 전경련은 사실상 와해될 수밖에 없다.
재계에서는 4대 그룹 외 주요 그룹과 대기업들도 시기와 방법의 문제일 뿐, 탈퇴에 동참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0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주요 회원사들이 탈퇴할 경우 우리도 흐름을 쫓아갈 수밖에 없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이미 (전경련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아직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쇄신안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회원사들의 탈퇴 결정이 안타깝다”고 말했다.